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알코올의존(Alcohol Dependence)은 질환의 발생과 재발에 관련된 여러 인자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있어왔으나 아직까지 일관된 결과가 없는 가운데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폭식증 환자처럼 식욕촉진 호르몬의 분비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가톨릭대학교 성가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와 한국 음주문화 연구센터부속 카프병원 정신과 윤수정 전문의 연구팀은 20일 알코올 의존증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렐린(Ghrelin)이라는 식욕촉진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대진 교수팀에 의해 밝혀진 이번 연구는 우리 몸에서 식욕 및 체중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이조절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이 알코올의존과 관련이 있다는 첫번째 보고이다.

그렐린은 정상인의 경우 배가 고프면 분비가 늘어나고 식사 후에는 줄어들지만, 폭식증이나 거식증 등 섭식장애 환자나 비만인의 경우 불규칙하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번 연구는 47명의 알코올 의존증 입원환자들과 정상인들을 대상으로 입원 후 일정 금주기간이 지난 다음 그렐린의 혈장농도를 비교 조사하였으며, 동시에 그렐린과 단주기간 동안의 음주갈망 및 음주행동 패턴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알코올 의존증 환자 대부분은 배고픔과 무관하게 그렐린의 농도가 항상 높게 유지됐으며 금주기간이 길수록 그렐린의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그렐린이 신경전달물질인 뉴로펩타이드 Y (Neuropeptide Y)를 증가시켜 술에 대한 갈망과 선호도를 줄이는 것으로 해석되어질 수 있어,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단주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알코올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요인 중 식욕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방법의 새로운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알코올의존뿐 아니라 차후 니코틴의존에 있어서도 이러한 식욕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적절한 치료와 개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전문지 "알코올과 알코올리즘(Alcohol & Alcoholism)" 신년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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