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국내에 첫 도입되어 환자 진단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캡슐 내시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장관출혈 환자에서 높은 진단율 및 진단 일치도를 나타내는 등 유용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캡슐 내시경"을 다루는 전문의들의 모임인 "소화관영상연구회"는 검사 비용 및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한 "검사 가이드라인"의 제정과 함께 국산 캡슐내시경의 개발 방향도 조만간 제안할 방침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20여개 병원의 임상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캡슐 내시경은 기존의 내시경 시술에 비해 환자들이 훨씬 편해할 뿐만 아니라, 진정 주사가 필요 없고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없는 등의 장점으로 인해 선호하는 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캡슐 내시경의 값이 워낙 고가인 데다가 조직 생검이 불가능하고, 자체 추진력이 없어 움직임을 조절할 수 없는 이유로 일부 병변을 관찰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소장 협착 부위에 걸려 수술을 해야 하는 사례도 간혹 발견되고 있다.

반면 원인 모를 위장관 출혈이나 철 결핍성 빈혈, 위장관 종양, 소장의 비정상적 방사선학적 소견, 만성 복통, 만성 설사, 염증성 장질환 및 기타 소장 질환의 진단에 사용되는 등 캡슐 내시경의 진단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게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작년 4월 가톨릭의대 최명규 교수와 고려의대 전재훈 교수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소화관영상연구회"에서는 캡슐내시경 검사가 도입된 단계부터 다기관 임상 연구, 임상 분석을 통한 진단적 가치와 장단점을 비교하는 등 신기술을 올바르게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연구 모임에서는 "상세 불명의 출혈에 의한 캡슐 내시경의 진단적 가치(가톨릭의대 이인석)"와 "전소장 통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고려의대 김용식)", "크론병에서의 유용성(한림의대 박철희)" 등에 대한 연구 과제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국내 12곳 병원의 다기관 임상 연구에서 원인 불명의 소장출혈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캡슐내시경을 시행한 결과, "소장 병소"가 발견된 사례는 116명으로 75.5%의 높은 진단율을 보였으며, 가장 흔한 소장 출혈의 원인은 "소장 궤양" 30%, "미란" 6% 등이었다.

이들 환자중 30.3%는 "진통소염제"와 관련이 있었고 "혈관형성이상" 13%, "용종" 4.1%, "점막하 종양" 3.2%, "크론씨 대장염" 10.1%, "HS purpura" 5.1% 등이었는데, 수술을 시행한 환자 19명 가운데 18명에서 캡슐내시경의 진단과 일치(94.7%)하는 소견을 보였다.

한편 이 연구회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가톨릭의대 최명규 교수는 "신의료 기술에 대한 단일 연구로 변별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다기관 임상 연구 및 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한국인에게 적합한 캡슐 내시경에 대한 검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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