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기관사의 상당수가 업무와 관련, 정신장애를 앓고 있어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팀은 지난해 4-5월 도시철도공사, 서울지하철공사, 철도청 기관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증상과 공황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는 도시철도공사 기관사 170명(27.07%), 서울지하철공사 기관사 304명(48.41%), 철도청 기관사 154명(24.52%) 등으로 총 628명이었다. 이들 중 375명(59.71%)이 운행중 사고 경험이 있었다. 주요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PTSD : 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에서 51명(13.60%)이 PTSD를 경험하고 있었다.

▲공황장애 : 622명의 응답자 중 31명(5.00%)이 공황장애로 추정되었고, 일부 공황 증상을 나타낸 기관사가 50명(8.00%)이었다. 이는 일반 인구에서의 평균 유병률 2-3.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공황장애를 보인 기관사 중 사상사고 경험 유무를 살펴보면, 공황장애 추정자 31명 중 23명(74.19%)과 일부 공황 증상 발현자 50명 중 40명(80.00%)이 사고 경험을 갖고 있었다. 사상사고 경험이 없는 기관사에서는 공황장애 추정자 250명 중 8명으로 그 비율이 3.2%였고 사상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에서는 공황장애 추정자 372명 중 23명으로 6.2%에 달했다.

▲스트레스 증상 : 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에서 특히 전반적인 스트레스 증상이 높았다. 우울 증상과 분노 증상이 유의하게 높았고, 일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어 있었으며, 집중력이 저하되어 실수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기관사의 사고 경험 유무에 따라 스트레스 증상 수준의 분포를 살펴보면, 사고 경험 기관사의 46명(12.37%)이 질병 가능군이고, 111명(29.84%)이 경계선인 요주의군에 속했다.

▲사상사고 후의 대책 : 응답자 432명 중 221명(51.16%)이 정신적 안정을 위한 충분한 휴식기간을 요구했다. 정신과 면담이나 1:1상담, 전화상담(70명, 16.20%), 사고처리서나 119의 신속한 사고 처리(47명, 10.88%), 경찰서 출두 문제 개선(40명, 9.26%) 등의 순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우종민 교수는 "지하철에서 자살, 자해, 선로추락 등으로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람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하철 사상 사고의 증가는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시신을 처리해야 하는 기관사들의 재해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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