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대 안산병원 생활치료센터 스마트 진료시스템 / 자료=고려대학교 의료원
려대 안산병원 생활치료센터 스마트 진료시스템 / 자료=고려대학교 의료원

손정의 일본 소프크뱅크 회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설립한 곳이 소프트뱅크벤처스(대표 이준표)이다. 그런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준표 대표가 지난해 새로 투자한 분야 가운데하나가비대면 진료이다.

이준표 대표는 지난 3월 자가격리 중에 결막염에 걸려 비대면 진료 앱 닥터 나우를 이용했다. 그는 오후 8시 반포동 집에서 안과진료를 신청했더니 인천에 있는 의사가 사진을 보고전화로 처방을 내려줬고 이후송파에 있는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아 집으로 배송을 받았다. 이 모든 과정이 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한시적인 서비스지만 이용자 만족도를 굉장히높일 수 있는 혁신 서비스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서울시의사회가 비대면 진료 앱닥터나우를 지난 613일 고발했다.“원하는약처방 서비스는 의료법·약사법위반이라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가 문제 삼은부분은 닥터나우가 지난달 중순 새롭게 내놓은 서비스원하는 약 처방받기.

환자가 앱에 올라와 있는 의약품 중 원하는 걸 골라 장바구니에 담으면 10분 안에 의사가 전화해 처방전을 발행한다. 환자는 약을 직접 찾을 수도 있고 퀵·택배 당일 배송을 받을 수도 있다.‘BEST 약품코너는 탈모·다이어트·여드름 등 분야별 인기 약품도 볼 수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서비스가 의사의 진찰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환자가 선택하도록 유도한 뒤 자신들과 제휴한 소수의 특정 의료기관으로부터만 처방받도록 하는 등 비대면 진료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닥터나우는원하는 약처방받기서비스를 중단했다.

닥터나우는 지난 5월 시범운영(베타 서비스)으로 선보인원하는 약 처방받기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위법여부에 관계없이원하는 약 처방받기서비스를 616일자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20203월부터 현재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되어 운영 중인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불법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지난해부터 수사한 결과, 관련 플랫폼 업체 1개소, 의료기관 2개소, 약국 4개소 등총 7개소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민생사법경찰단에 따르면 비대면진료가 허용된 후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30여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병원 찾기와 진료예약, 대기시간 안내, 처방전 관리, 의약품 배송까지 의료와 관련한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진료 앱 중에는특정약품 처방받기’,‘ 병원·약국 자동매칭’,‘단골의사 지정’,‘일반의약품배달등 위법이 우려되는 서비스도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자체의 불법행위는 일반의약품인 종합감기약 등은 약국을 방문하여 직접 구매하여야 함에도 비대면진료 어플에일반의약품 배달서비스 기능을 탑재하여 소비자가 가정상비약을 주문토록하고 3개 약국이 이를 불법배송하다 적발된 것이다.

코로나119로 인하여 국내에 일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와 관련, 닥터나우 사건은 일련의 해프닝으로 끌날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진료와 원격진료시대를 열기에는 얼마나 험난한 난관을 많이 극복해야 하는가를 보여준 일련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젊은 스타트업대표들은 지난 510일 시작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이젠 고통을 주는 규제를 없애 달라며 대표적으로 비대면 진료 허용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수년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만 해왔다“OECD 38개 국가 가운데33개 국가가 허용한 비대면 진료를 이제는 허용해야 할 때라며 새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현재 우리나라 비대면 진료업체는 급증하고 있다. 알려진 곳만 30여 곳이 경쟁하는 등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탈모·한방·성병 등 특정질환을 타깃으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익모델 구조는 빈약하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등에 업고 어느새 국내 의료산업의한 축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무조건 반대를 외치던 대한의사협회에서 조차기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데다 새 정부가 제도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443만여 명으로 2년 전인202022만여 명에서 180배 가량 늘어났다. 매일 평균5000명이 넘는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은 셈이다.

비대면 진료는 절반 이상이의원급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우리나라 한시적 비대면 진료 동향을 살펴보면 의료기관 종별 비대면 진료 활용 비율은 의원급이62%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종합병원(22%), 상급종합병원(10%), 병원급(6%) 순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대면진료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나우가 시장점유율 1위다. 2020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나우는 4월 기준 누적 사용자 4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900여개 의료기관과 제휴 중이다. 닥터나우 월간 이용자 수가 5만명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닥터나우는 제휴 의료기관수익에도 기여하고 있다. 1분기 제휴 의료기관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5% 급증했고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유수 벤처캐피탈에서 100억원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헬스케어 스타트업부스터즈 컴퍼니를인수하고 종합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정부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 비대면 진료는 사실상 종료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었나 최근정부가 직접 나서 제도화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의료계 역시무조건 반대에서 입장을 완화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새 정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었다. 보건의료 분야 난제 해결을 위해 혁신적 연구개발체계인한국형 Arpa.H'도구축한다. 이는의료취약지 등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상시적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 일차의료 중심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 도 변화하고 있다.

먼저 대형병원 쏠림이나 약 오남용, 오진 등을 이유로 줄 곧 반대했으나 최근대안을 찾고 있다.

의사협회는 지난 4월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원격의료 시행을 대비해 주도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자는 안건을 의결하고 동네의원 등 1차 의료기관이 주체가 되고 대면 진료보다 1.5배 수가를 올려 받는 안을 논의했다.

일단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대면 진료 보조수단으로 규정해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초진이 아닌, 반복진료가 필요한 일부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계는 비대면 진료보다는 원격진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상당수 대학병원이나 중소병원들은 외국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실상 원격진료를하고 있는 만큼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 체계는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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