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치료에서 복강경 수술이 종양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직장암 복강경 수술은 한국과 유럽, 미국, 호주 등에서 널리 시행됐지만,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상충되어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직장암 복강경 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정승용ㆍ박지원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정승용ㆍ박지원 교수

서울대병원 정승용·박지원 교수와 국립암센터 오재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강성범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수술 전 항암화학방사선 치료를 받은 2기 또는 3기 직장암 환자 340명을 무작위로 배정한 후 10년간 추적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복강경 수술이 안전하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란셋 계열의 국제학술지 <란셋 위장병학·간장학(The Lancet Gastroenterology&Hepatology)>(IF 14.789) 최신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연구팀은 복강경 수술군 환자 2명이 추적 관찰 중 탈락하여 총 3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개복 수술(170명)과 복강경 수술(168명)에 따른 10년 전체생존율, 무병생존율, 국소재발률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복강경 수술군의 전체생존율과 무병생존율이 개복 수술군과 비슷한 생존율을 나타냈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과 무병생존율은 각각 76.8%와 64.3%,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는 74.1%와 59.3%였다.

10년 국소재발률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3.4%에서 암이 재발했지만, 개복 수술의 경우 8.9%에서 재발했다.

특히 지금껏 직장암 복강경 수술에 대한 5년 이상의 장기 추적 결과가 발표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직장암에서 수술 전 치료 후 국소 재발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확실한 생존을 평가하기 위해 추적 관찰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정승용 교수는 “그동안 직장암에 대한 무작위 임상 연구들이 발표되었지만 10년 이상의 추적 관찰을 통한 장기 생존을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 연구는 수술 전 항암화학방사선 치료를 받은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의 장기적인 종양학적 안전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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