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이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정신과 전덕인 교수팀은 지난 2001년 1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5년 동안 신경정신과에 입원한 조울증 환자 131명을 분석한 결과 33명(25.2%)이 발병 초기에 우울증으로 시작했으며, 27명(20.6%)은 과거에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조울증 환자들은 발병 초기에 우울증이었다가 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기 때문에 본래는 조울증인 환자가 일반적인 우울증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 등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조울증 및 우울증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울증은 우울한 시기, 기분이 들뜨는 시기, 정상적인 시기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질환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우울증보다 자살 확률이 높다. 특히 자살방법도 투신이나 자해 등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조울증의 우울한 시기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증상이 유사하여 전문가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조울증에 나타나는 우울증(양극성 우울증)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아주 심각하다.
▲조증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며 진단을 놓치기 쉽다. 조울증 환자의 1/3 정도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으며, 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그냥 단순한 우울증으로 진단 받아 치료받았다고 할 정도이다.
▲환자가 느끼는 괴로움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기분이 들뜨고 자신감에 차 있던 조증에 비하면 우울한 상태는 더욱더 힘들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환자들은 조증보다 훨씬 많은 기간(3배 이상)을 우울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이 시기에 자살이 많다. 조울증의 자살 위험성은 매우 높은데 대개 우울한 상태에서 자살을 한다. 아마도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실은 조울증이었으리라 추정된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유명인사들의 자살도 그럴 수 있다.
▲치료가 까다롭다. 사실 양극성 우울증의 치료는 의사에게는 딜레마이다. 우울증을 치료하자고 항우울제를 잘못 사용하면 조증이 유발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약물투여에 제한을 받게 되며 신중해야만 한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현재 우울증이라고 하더라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가족 중에 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특히 1차 친족)
▲항우울제를 투여하여 조증이 나타난 경우
▲우울증이 3번 이상 재발된 경우
▲비정형 특징을 가진 우울증
▲조기에 발병한 우울증(10대 연령층 발병)
▲산후 우울증
▲항우울제에 치료효과가 없는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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