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개월간 과외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소문난, 그리고 부처 내에 토론 문화를 확산시키는 등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오후 국정브리핑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연금법 개정, 저출산 대책, 식품·의약품 안전성 확보, 세가지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문화분야 책임장관을 맡은데 대해 김 장관은 “사회문화 분야의 정부 부처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한편 이를 통해 사회통합을 이뤄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출산 대책의 경우 한 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관계부처의 아이디어와 역량을 모아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식품·의약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는 우리사회에 신뢰라는 사회간접자본이 뿌리내릴 수 없다”며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혈액안전이나 감기약 파동 등의 사건을 겪으며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부담과 출혈이 따르더라도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고백하고 먼저 종아리를 걷어 올리겠다”는 각오와 정책을 둘러싼 이해갈등이 빚어질 경우 “국민의 시각을 기준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 가운데 의료계 관련 사항을 정리했다.

▲사회문화분야의 팀장격인 책임장관과 관련 사회문화분야의 정부 부서가 자기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책임장관의 역할이다.

사회문화분야의 장관들이 모여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 저출산 같은 범국가적 과제 해결 역시 머리를 맞대면 훨씬 효과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여성, 노동, 청소년, 장애인,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 처방도 필요하다. 이런 범정부적 과제를 발굴하고 함께 해결하는 실마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현단계 우리나라 복지현실의 수준은 우리의 경상 GDP 대비 사회보장비 지출수준은 98년 통계기준으로 8.7%에 불과하다. 반면 사회안전망을 완성한 OECD 국가들이 30% 수준이고, 좀 다른 사회적 관점을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 역시 15% 안팎이다. 복지비용 지출 총량이 이처럼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시늉만 하는 복지제도가 양산된 것이 사실이다.

▲향후 중점 정책 가운데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불신이 극에 달해 있고 상황을 심각하게 몰아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나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국민의 가슴을 향해 호소할 생각이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고 설명하고 필요하면 비판도 받겠다. 저출산 문제는 현재의 추세를 시급히 극복하지 못하면 국가적 재앙이 온다. 이건 단지 특정 부처의 문제나 정권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다. 범정부적으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먹거리와 의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불량식품이나 의약품을 만드는 것이 용인되는 사회는 좥야만의 사회좦다. 특히 식품 안전성·건전성, 의약품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신뢰라는 사회간접자본이 뿌리내리기 어렵다.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2일 대통령께서 새로운 식약청장을 임명했는데 잘 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

▲의료개방문제는 WTO에서는 온갖 서비스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작 미국도 의료서비스는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개방도 요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도 의료기술 수준을 일류로 높여 동 아시아의 고소득층을 끌어 들이는 건 검토할 필요가 있다. IT 못지않게 BT도 중요하다. 신약 개발 등의 방향으로도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예외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확답은 할 수 없으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복지부 뿐 아니라 사회관계 부처는 정책을 둘러싼 이해집단간의 갈등조정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새로운 룰을 만들어 적어도 정부가 이해집단이 벌이는 이전투구성 경기의 심판노릇을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보건의료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찾겠다. 보건의료산업이 경쟁력 있는 국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등 파이를 나누는 문제보다는 파이를 키우는 방법을 찾겠다.

▲감염혈액유통 등으로 언론과 국민의 불신과 관련 국민들로부터 최소한 좥거짓말은 하지 않는다좦는 믿음을 얻어내겠다. 한꺼번에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천불천탑을 쌓는 심정으로 진정성을 갖고 임하겠다.

- 만두파동 등 유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대처방법이 미숙하고 정책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홍보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단지 홍보만 잘해야 한다고 강조해서는 안된다. 국민은 홍보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의 대상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우선 홍보사업단을 강화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산하기관을 망라한 범 보건복지 영역의 홍보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어지간한 민간 광고대행사의 수준을 뛰어넘는 홍보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복지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내부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보건복지 영역이 넓게 확장되었지만 부서 내부에 힘있는 부서에 밀렸다는 자괴감이 있다. 국민행복 책임부서라는 사명감을 갖고 당당하게 일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벽을 허물자」는 유명한 말이 있다. 복지부야말로 벽을 허물어야 한다.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서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공유해야 한다. 전문성과 업무연관성, 그리고 정보의 공유와 소통 등 새롭게 조직을 혁신하는데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할 수 없다. 지금 조직진단작업을 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내부 조직편제를 새롭게 구축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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