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제왕절개를 했다고 해서 다음 아이도 반드시 제왕절개술로 분만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김소라 교수는 1997년 3월부터 2003년 2월까지 6년간 총 382명의 산모에서 선행 제왕절개술 후 자연분만(Vaginal Birth After Cesarean, VBAC)을 시도한 결과, 292명(76.5%)에서 성공적으로 자연분만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VBAC 이 실패한 경우는 60%가 분만 진행이 잘 되 이전에 질식분만을 한 과거력이 있는 산모와 선행 제왕절개술의 적응증이 둔위(볼기태위)와 같은 태위이상인 경우에 성공률이 높았고, 성공한 경우 평균 태아의 체중은 3.3kg이었다.

많은 인자들 가운데, 특히 입원당시 자궁경부의 상태가 VBAC의 성공에 가장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이런 인자들은 단순히 개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어서, 어느 하나만으로 VBAC의 성공을 예측할 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의료원 산부인과에서 VBAC를 시도하여 자궁파열이 된 경우는 없었는데, 이는 단순히 VBAC의 성공률을 높이기보다는 안전한 분만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VBAC를 시도하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였으며, 특별히 진통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주의 깊은 감시를 시행하였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소라 교수는 『VBAC의 성공률이 높긴 하지만 실패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산모와 태아의 치명적인 상황을 항상 고려하여 보다 경험이 많은 의사에 의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추어진 병원에서 신중하게 시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VBAC는 수술과 마취에 따른 우선 쇼크, 과민반응, 출혈, 감염 등 발생가능한 합병증이 적고, 산모의 회복이 빠르고 진통시작 전에 미리 분만함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줄어들고, 비용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VBAC는 산모의 나이, 산모의 이전 질식분만력, 선행 제왕절개술의 적응증, 입원할 당시의 자궁경부의 상태, 선행 제왕절개술의 횟수, 선행 제왕절개술과 현분만 간의 시간 간격, 태아의 체중, 임신 주수 등 산모 개개인에 따른 다양한 상황들이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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