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서 한국의 의료·교육 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FTA 1차 협상에서 미국은 “교육과 의료 서비스 분야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들 분야를) 한국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고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가 9일 밝혔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입장은 비영리법인 체계인 한국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 분야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며, 시장 개방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교육, 의료 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경제적인 실익이 크지 않고 오히려 의료 분야 등에서 한국의 역(逆)진출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현행 한국의 의료보험 체계하에서 미국 의료기관이 한국에 오더라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교육분야는 한국 대학생의 미국 유학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에 분교 설치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협상에서는 그러나 의약품 가격 유통구조 합리화에는 합의했다. 미국측은 미국산 신약가격 인하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 문제는 앞으로 협상에서 계속 거론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이번 1차 협상에서 총 17개의 협상 분과 가운데 농업, 섬유, 농축산물 수입 검역, 반(反)덤핑 문제 해결 등 무역구제(救濟), 기술표준 등 5개 분과에서 협상의 기초가 될 통합 협정문 작성에 실패했다. 따라서 이들 분야의 향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다음달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품목별로 관세 인하율, 인하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2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측은 2차 협상 이전에 품목별·서비스별 관세 인하 범위와 개방 계획 등이 담긴 양허안을 교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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