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에리스로마이신이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급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 항생제의 체내 대사를 억제하는 다른 약제를 함께 복용할 경우 그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의대의 웨인 레이 박사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서 에리스로마이신을 단독 투여할 경우 심장급사 위험이 2배, 이의 분해를 지연시키는 CYP3A억제제 계열의 다른 약을 병행할 경우 5배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레이 박사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발생한 1,476명의 심장급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에리스로마이신은 고단위로 복용할 경우 매우 드물지만 온 몸에 혈액을 펌프질해 보내는 좌심실이 한 번 박동한 뒤 다음 박동을 시작할 때까지의 QT간격을 지연시켜 심장급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그 위험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1970년에서 1996년 사이에 모두 49례의 에리스로마이신 관련 심장급사가 미국 FDA에 보고됐다.

레이 박사는 에리스로마이신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심장급사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약 중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두 가지가 있으며, 고혈압치료제 딜티아젬과 베라파밀이 바로 그것이다.

레이 박사는 항균제 니트로미다졸도 에리스로마이신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약은 전에는 자주 쓰이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HIV 감염자에게 자주 처방되고 있다. 또 약제는 아니지만 자몽주스도 에리스로마이신의 체내분해를 지연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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