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만성 조현병 치료에 주로 쓰던 장기지속형 주사제((LAI)가 초기 조현병에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조현병 치료의 흐름이나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근거가 제시됨으로써 향후 환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을 한 달에 한 번, 혹은 세 달에 한 번 주사하더라도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약물이 근육에서 혈액으로 천천히 방출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일 복용해야하는 경구약의 불편함을 감소시켜 치료 순응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여 정신증이 계속 재발하는 만성 조현병 환자들에게 주로 쓰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은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조현병 치료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 105개 병의원에서 주사제 치료를 받은 환자 1,166명을 대상으로 조현병 발병 기간에 따른 치료결과 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환자 그룹을 조현병이 발생한 기간에 따라 ‘3년 미만(240명)’, ‘3년 이상 10년 미만(442명)’, ‘10년 이상(484명)’ 등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별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통해 증상이 얼마나 호전됐는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세 그룹 모두 조현병 증상이 좋아졌지만, 특히 발병 기간이 3년 미만인 초기 환자에서 더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 뿐만 아니라 장애회복 능력 및 사회적 기능점수 역시 초기 환자에서 두드러지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의태 교수는 “만성 조현병 환자에게 주로 적용하던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초기 환자에서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며 “초기 환자를 주사 치료에서 배제한 치료 관행은 주사제의 특징과 효과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정신의학저널인 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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