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정권(왼쪽), 변석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연구팀이 신장암 로봇수술에 개인 맞춤형 ‘3D 프린팅 신장 모형’을 적용, 부분절제술의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신장에 암이 생길 경우 가급적 정교한 로봇수술로 암 부위만 절제하여 콩팥의 기능을 살리는 ‘부분절제술’이 권장된다. 부분절제를 위해서는 신장 혈관을 일시적으로 막아 피가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최대한 빠르게 종양을 절제한 후 출혈과 요누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남은 신장을 봉합해야 하다. 특히 종양이 신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거나 혈관 혹은 요관과 맞닿아 있는 ‘복잡성 종양’의 경우 부분절제술의 시행이 쉽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정권·변석수 교수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신장과 암 조직의 형태를 3차원으로 재현한 콩팥 모형을 수술 난이도가 높은 복잡성 신종양의 로봇수술에 활용하고, 그 효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약 1년간 로봇 수술을 받은 신장암 환자 80명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실험군 40명은 3D 프린팅 신장 모형을 이용해 종양의 위치와 주변 혈관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수술한 환자들이었고, 대조군 40명은 일반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수술 시간을 비교한 결과, 실험군의 경우 64.6분, 대조군의 경우 78.5분으로, 3D 모형을 활용했을 때 수술 시간을 20%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술 과정을 단계별로 분석했을 때 종양 발견 및 박리 단계에서 의미 있는 수술 시간 단축이 보고됐다. 이 단계에서 실험군은 10.8분, 대조군은 21.5분이 소요됐다.

영국 비뇨기과학회지(BJU International) 최근호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의료영상분석 및 3D 프린팅 기술을 보유한 서울대병원 벤처기업 메디컬아이피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수술 난이도가 높은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환자들의 신부전 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며 “환자 개개인의 신장과 암 조직 형태를 3차원으로 재현한 신장 모형을 참고한 것이 종양 위치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제거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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