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골의 위치와 구조

손아귀로 쥐는 힘, 즉 ‘악력(握力)’이 강할수록 ‘손목뼈의 골밀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와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홍석우 교수 연구팀은 손목 요골이 골절된 환자 108명(평균 75.2세)의 CT 영상에서 요골 부위의 피질골 밀도를 측정하여 악력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질골은 뼈의 바깥쪽을 차지하는 단단한 층이다. 요골 부위의 피질골은 주먹을 쥘 때 쓰이는 근육들이 부착되는 뼈의 겉 부분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악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서 신장(키), 체중, 대퇴골의 골밀도를 설정한 뒤, 악력과 이들 변수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악력과 요골 피질골의 밀도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악력과 신장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손목뼈의 골밀도가 높거나 키가 큰 환자에서 악력이 높게 측정된 것이다. 그러나 체중이나 대퇴골의 골밀도는 악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악력이 대퇴골보다 요골의 골밀도와 관련성이 높게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면서 “이는 주먹을 쥘 때 쓰는 근육과 뼈가 서로 물리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 2020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공현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 영상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피질골의 두께와 밀도를 3차원으로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근육과의 물리적 연관성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면서 “일반적인 CT 영상만을 이용하여 뼈의 미세한 구조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는 점도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전 연구들에서 악력이 손가락뼈나 손목뼈 전체의 골밀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지만, 근육이 붙는 피질골만을 분리하여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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