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특이 T세포의 기능과 특성이 우리나라 연구자들에 의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됐다.

대한감염학회 공동연구팀(삼성서울병원 백경란‧고재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최준용, 충북대병원 정혜원, 고대안산병원 최원석,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서울의료원 최재필, 원주세브란스병원 김영근)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면역 및 감염질환 연구실(신의철‧ 나민석)은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면역학 분야 세계 최고의 학술저널 ‘면역(Immunity)’ 12월10일 자에 게재됐다고 15일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대부분 경증 질환을 앓은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회복된 후에는 T 세포 기억 면역반응이 형성된다. 코로나19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T 세포는 추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시 만나면 재빠른 면역작용을 하여 감염으로부터 빠른 회복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면역세포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의 급성기부터 회복기까지의 과정 중에 코로나19-특이 T 세포의 수적인 변화는 물론 그 특성 및 기능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공동연구팀은 그동안 코로나19-특이 T 세포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던 고전적인 방법 대신 MHC-I 다량체 형광염색법이라는 첨단 연구기법을 사용해 코로나19-특이 T 세포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었고 그 특성 및 기능을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 정상적인 기억 T 세포 면역반응이 유발되며 특히 회복 후기부터는 줄기세포를 닮은 기억 T 세포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는 코로나19 회복자에서 기억 T 세포 면역반응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인플루엔자-특이 기억 T 세포에 비하면 코로나19-특이 기억 T 세포에서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특별한 기능부전 없이 매우 잘 작동했다.

카이스트 나민석 박사후연구원(제1저자)은 “코로나19 환자가 회복한 후에는 기능이 충분한 T 세포 기억 면역반응이 유발됨을 알아냈고 그 특성을 규명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에 의해 유발되는 T 세포 면역반응의 특성 규명도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은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내과 의사들과 기초의학 의사들이 함께 중요한 연구결과를 도출한 성공사례”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에 더욱 매진해 한국의 의학이 코로나19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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