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김양인 교수, 김영범 연구교수, 정원우 대학원생

 임신·수유 중에 과도하게 염분을 섭취하면 태어나는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 발병 확률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양인 교수팀(김영범 연구교수, 정원우 대학원생)은 어미 쥐에게 임신·수유 중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시키면 태어나는 새끼 쥐가 염분 민감성을 갖게 되어 성체가 되었을 때에 염분-의존성 고혈압의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과도한 염분섭취에 따라 어미 쥐에게서 분비가 증가되는 바소프레신이라는 신경호르몬이 새끼 쥐에게 염분 민감성을 갖게 하는 결정적인 인자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성체가 된 새끼 쥐가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할 시 정상적인 쥐에 비해 바소프레신이 과하게 분비되고 이것이 혈관수축 및 신장의 수분 재흡수 작용을 통해 염분-의존성 고혈압을 야기한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어 과도한 바소프레신 분비의 원인이 뇌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바소프레신 뉴런에 작용하는 GABA(γ-aminobutyric acid)의 작용이 억제성에서 흥분성으로 변환되기 때문임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신 혹은 수유 중 짜게 먹는 잘못된 식습관이 추후 자녀에게서 고혈압 소인, 즉 염분 민감성을 초래함으로써 염분-의존성 고혈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태아 혹은 유아기에 바소프레신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염분 민감성이 프로그래밍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고혈압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제1저자인 김영범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재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염분 섭취량이 WHO 권고량의 2.4배인 4,878 mg으로 세계 1위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거의 모든 심혈관질환의 기저에 자리 잡은 위험한 질환인 고혈압과 과도한 염분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창의도전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Journal of Molecular and Cellular Cardiology> 2020년 10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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