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범 교수, 이승호 강사

저농도의 수은이 일상에서 만성 노출될 경우 고지혈증과 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직장 등에서 고농도 수은에 노출되면 신경계에 독성 영향을 일으킨다고 확인됐지만, 일상적인 노출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뚜렷하게 밝혀진 바 없다.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박재범 교수팀(이승호 연구강사)은 서울대 김성균 교수, 세종대 김진희 교수와 함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에서 표본추출한 성인 6454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직업적 노출이 아닌 일반 인구집단, 즉 일상에서 저농도의 만성적인 수은 노출로도 고지혈증 발생 등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힌 것에 주목을 받으며,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Toxics’ 저널에 게재됐고, 웹사이트 표지 메인 기사로 소개됐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3.11µg/L이고, 4명 중 1명(25%)은 수은의 건강영향 기준치(HBM-I, 5µg/L) 즉, 이상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최고 농도를 초과했다.

연구팀은 6454명을 고지혈증 여부와 간 수치에 따라 그룹을 나눠 혈중 수은 농도를 비교했다.

혈중 지질 검사(총 콜레스테롤 -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를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중 3699명(57.3%)이 고지혈증으로 확인됐다. 고지혈증 그룹에서 남성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4.03µg/L, 여성은 2.83µg/L이고, 정상 집단의 남성은 3.48µg/L, 여성은 2.69 µg/L로, 고지혈증 집단의 혈중 수은 농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간 기능 검사(ALT, AST, GGT) 분석결과, 1189명(18.4%)이 간 수치 상승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남성 4.36µg/L, 여성 3.25µg/L이고, 정상 집단의 남성은 3.64µg/L, 여성은 2.70µg/L로, 간 수치 상승 집단의 혈중 수은 농도가 정상 집단에 비해 높았다.

한한 우리나라의 혈중 수은 농도는 미국 NHANES, 캐나다 CHMS, 독일 GerES 등 선진 국가가 주도한 바이오모니터링 연구결과와 비교해 약 3~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박 교수팀은 “한국인의 혈중 수은 농도는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진 국가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주 원인중 하나는 생선 섭취로 수은이 체내에 들어오면 메틸레이션 되어 가장 독성이 높은 메틸수은 형태로 변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에 “먹이 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선류 즉, 상어, 참치, 연어 등은 너무 자주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