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화 교수

 영화계 원로이자 우리나라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김수용 감독의 아들로 더 유명했던 서울의대 김석화 성형외과 교수가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청소년기 시절까지 대한민국 영화인들과 함께 생활하다시피 했던 김석화 교수는 유명 여배우들을 자주 접했다는 영향 때문인지 성형외과를 전공했지만 요즘 흔한 미용성형이 아닌 소아성형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특히 김석화 교수가 의과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에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학문인 소아성형에 발을 들여 놓아 주변을 놀라게까지 했다.

때문에 국내에서 최고로 선천적 얼굴기형 치료의 국내 최고 권위자라는 명칭이 따라 다녔다. 입천장이 갈라진 구개열과 인중이 갈라진 구순열, 양쪽 모두 이상이 있는 구순구개열 분야에서 독보적인 진료 및 학술 업적도 수없이 많다.

이에 대해 김석화 교수는 “입술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환자들을 외래에서 계속 진료하고 있다. 어떤 환자의 경우 ‘이 애기가 왜 왔나’ 싶을 정도로 상처가 잘 아문 애기들을 보면 그때는 진짜 수술한 보람도 있고 굉장히 기쁘기 이를 데 없다.”고 회고한다.

성형외과하면 여자들의 예쁜 얼굴을 만드는 분야라고 생각하던 시절인 1990년 스승인 김진환 교수를 따라 뉴욕대학에서 안면기형 전공한 김 교수는 키를 크게 하는 일리자호프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안면기형에 적용한 사례는 유명하다.

얼굴의 절반이 지나치게 작은 환자의 뼈를 종전보다 2배 이상 빨리 늘리는 수술법과 인중의 양쪽이 갈라진 환자를 한 번에 교정 치료하는 밀라드법도 개발했다.

과거 언청이라고 불렀던 입천장이 갈라진 구개열, 인중이 갈라진 구순열,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구순구개열 등과 얼굴 반쪽이 덜 자란 반안면왜소증과 뇌수술 후 얼굴 성형수술이 필요한 환자 치료 등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이 치료사례가 많다. 최근에는 3D 초음파의 보급으로 태아 때부터 기형 여부를 쉽게 알 수 있고 엄마의 뱃속에서 사망하기 때문에 선천성 기형환자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때문에 선천성 얼굴기형 환자는 이른바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형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 환자들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는 아직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때문에 김석화 교수는 1989년부터 치과의사 김재찬 원장 등과 무료수술을 하다가 1996년 ‘동그라미회’를 결성해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5, 6명의 얼굴기형 환자 무료수술해 주고 있으며 이젠 범위를 넓혀 시간이 하락하는 대로 동남아시아로 달려가 무료봉사를 하고 있다.

김석화 교수에 이어 앞으로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 진료를 맡은 정지혁 교수는 “김석화 교수님은 전혀 다른 두 얼굴을 가진 분.”이라고 강조하고 “스승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무서운 호랑이로 조그만 실수도 환자에게 큰 해가 될 수 있어 용서가 없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며 늘 공부하길 당부하고 무지에 대해서는 눈물이 나도록 꾸짖었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항상 먼저 후배들을 도와주고 걱정해주며 길을 열고 제시해주는 한 없이 고맙고 따뜻한 선배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석화 교수에게 수술 받은 12세와 7세된 남매의 어머니는 "애기 때부터 김석화 교수님을 만나왔는데 이제 못 뵙게 되어 아쉽다. 아이들이 잘 치료되어 교수님께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겠다. 의료진에게 엄한 모습 자주 봤는데 돌아서면 저나 아이들에게는 너무 인자하신 분."이라며 정년퇴임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본인의 전공분야 이외에 사회사업이나 의료정보분야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병원에 제공했고 또 이를 실현시켰다. 서울대병원의 진료협력팀 창설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네트워크 활성화는 대표적인 업적이고 대외적으로는 강남건강검진센터를 제안시켜 현재 국내에서 가장 손꼽히는 검진센터로 자리 잡는데 확실한 역할을 했다.

▲ 언청이 환자 진료 1998년

이와 함께 공공전문진료센터를 지정해 어린이병원의 법적 기준을 제시하고 수가 보존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온라인 의학교육 사이트 ‘버추얼 MD’ 설립하기도 했다.

한편 영화계 원로 김수용 감독은 1958년 구봉서 주연의 ‘공처가’로 메가폰을 잡은 이후 40여 년 동안 ‘안개’, ‘화려한 외출’, ‘갯마을’ 등 100편이 넘은 영화를 감독한 영화계의 산 증인이며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김석화 교수는 정년을 앞두고 “1978년 인턴으로 시작해 오랜 병원 생활을 마치게 되어 행복합니다. 그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선배 교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도와주신 동료와 후배 교수님, 전공의, 간호사, 직원 모두의 협조에 감사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진료에 함께 하신 환아와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당분간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진 후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할 계획입니다.”며 지난 45년 동안 모교와 국내외에서 활동하는데 적극 후원한 모든 들에게 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석화 교수는....

▲서울의대 졸(1978년)▲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1987년~현재)▲미국 뉴욕의대 성형재건연구소(1990~1991년)▲서울대병원 홍보실장(2002~2004년) ▲성형외과장/주임교수(2008~2014년) ▲서울대어린이병원장(2014~2016년)▲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2006~2007년)▲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2008~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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