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약 30분 만에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화학 및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IF:14.5)’ 5월호에 게재됐다.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최연호 교수 및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공동연구팀은 나노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혈액 속 암 진단 바이오마커인 엑소좀(Exosome)을 분석, 정상세포와 폐암세포를 95%의 정확도로 구분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조기발견이 어려웠던 폐암 1기 환자도 피 한 방울로 약 30분 만에 폐암여부가 가능해 조기진단을 통한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폐암을 혈액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50% 정도에서만 진단이 가능해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법은 84%까지 폐암여부를 진단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고 폐암의 진행단계까지 예측도 가능했다.

폐암은 치료가 어려운 3기 이상에서 발견되어 사망률이 매우 높아 초기인 1~2기에 진단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어 초기진단 기법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그중 혈액 속을 떠다니는 엑소좀은 몸속 깊숙한 종양세포의 정보를 간직하고 있어 암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정상인 20명과 비소세포폐암 1,2기 환자 43명의 세포 배양액에서 엑소좀을 분리한 뒤 표면 증강 라만 분광학 기반의 나노기술을 활용해 라만 분광학 신호 2,000여 개를 검출했다. 이렇게 검출된 신호를 활용해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켰고, 정상세포와 폐암 세포 엑소좀을 95% 정확도로 분별하는데 성공했다. 또 폐암환자의 엑소좀을 폐암세포 유래 엑소좀과 비교해 약 84%의 민감도와 85%의 특이도로 분류하는 데도 성공했다.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최연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엑소좀 분석기법과 딥러닝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법의 폐암 조기 진단법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결과”라며 “폐암 1기 진단은 물론 기수가 높을수록 수치가 상승하고 정확도도 높아져 폐암 진행단계 예측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 최연호 교수, 김현구교수, 신현구 제1저자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방사선 피폭우려가 있는 CT검사 시행 전 혈액검사를 통해 폐암 가능성을 사전 선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CT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며, “특히 폐암 1기 환자도 비교적 정확하게 판별해 낼 수 있다. 앞으로 폐암 조기 진단과 이를 통한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엑소좀 분석을 통한 초기 폐암 진단’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전략과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는 최연호 교수가 대표이사로 있는 고려대 의료기술지주 회사 ㈜엑소퍼트의 기술이 활용됐다. ㈜엑소퍼트는 암환자 혈액 엑소좀을 보다 높은 순도로 빠르게 분리해낼 수 있는 분리키트와 엑소좀을 이용한 암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개발된 기술의 신뢰성 향상 및 상용화를 위해 향후 정상인 및 환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고려대 구로병원을 포함한 5개 병원이 참가하는 다기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