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명돈 교수

렘데시비어(remdesivir)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첫 인정됐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도한 이번 임상시험은 COVID-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것으로, 위약군에 견주어 렘데시비어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31%(15일과 11일) 단축됐다. 이 결과를 근거로 미국 FDA(식약처)는 지난 1일 렘데시비어를 ‘중증’ 환자(산소포화도 <94%, 산소 치료 필요)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다.

이 연구는 전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 시험으로 우리나라는 오명돈 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가 참여했다.

임상시험은 치료 효과가 어느 쪽(없다고 나올 수도 있음)으로 나오는지에 상관없이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했다.

오명돈 교수팀은 “이는 왜 공공기관이 임상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지를 웅변하는 사례”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임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2차 평가 지표는 치사율인데, 치료 후 14일의 치사율은 11.9%에서 7.1%로 줄었다. 치사율이 35% 감소되는 결과를 증명하려면(예, 치사율 10% 대 6.5%, 통계 power 85%, type 1 에러 5%), 사망에 도달한 수가 최소 200명이 필요하고, 따라서 2000여명의 시험 참가자를 모집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 2000명을 임상시험에 모집하는 일은 현재 판데믹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애초 연구 디자인 단계부터 치사율 감소는 차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에 환자 상태가 회복되는 것을 치료의 차 평가 항목으로 설정했다.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상태이다. 이런 회복이 15일에서 11일로 4일간 단축되었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판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는 평가다.

첫 코로나-19 치료제가 인정됨에 따라 앞으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게 된다.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치료제는 렘데시비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오 교수팀은 “렘데시비어의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한 뒤, “이번 임상 시험은 proof of concept를 제공했고, 앞으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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