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지, 의료계, 국민의 협력이 있으면 C형간염 퇴치라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대한간학회(이사장 이한주)는 23일 이러한 내용의 국가 사례가 NEJM 3월19일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NEJM에는 인구 1억명에 1인당 국민소득 2500달러 수준의 아프리카 북부 국가 이집트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질병 퇴치 캠페인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NEJM에 따르면 C형간염이 만연하던 이집트에서 전 국가적인 C형간염 퇴치 사업을 통해 단기간에 유병률을 4.6%에서 0.5% 이하로 크게 줄였고, 신규 감염자수도 큰 폭으로 감소시켰다.

이집트는 1950년~1980년대 사이 광범위한 주혈흡충증 치료 과정에서 만성 C형간염이 만연, 성인 인구의 10%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5월 이집트 보건당국은 1년 안에 18세 이상 성인 6250만명을 대상으로 집단검진 및 치료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집트는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기관에 선별검사소를 설치했고 공장, 사무실, 기차역, 사원, 경기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검진 차량을 이용한 선별검사팀을 운용했다.

검진기간 동안 5800~8000개 검진팀이 주 7일 하루 12시간씩 운영됐다. 신속진단키트(항체검사)는 협상을 통해 개당 0.58달러로 가격을 인하했고,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 PCR)을 이용한 확진검사 또한 4.8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TV, 신문, 대형 옥외 광고판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공익광고가 검진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방영되어 참여를 독려했다. 문자메시지를 통한 공지도 대상자 전체에 발송됐다. 과거에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은 선별검사 전에 모두 제외했다.

신속검사는 20분 이내에 결과가 나왔고, 양성자는 2주 안에 근처 병원으로 자동 예약을 통해 PCR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 결과는 5일 이내에 통보했다.

최종 확진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소포스부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를 12~24주간 병용 투여했다. 선별검사로부터 약제 투여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약 10일이었다.

2018년 10월 1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 7개월간 전체 대상 인구 6250만명의 79.4%인 총 4963만319명이 선별검사를 받았고, 검사에서의 양성률은 4.6%였다.

2019년 9월까지 분석된 결과를 종합하면, 선별검사 양성자 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가 76.5%였고, 이 중 91.8%가 치료를 시작하였다. 치료가 완료된 환자 중 98.8%가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별검사 비용은 1인당 40.7달러, 선별검사 양성자 1인당 추가 확진검사와 치료에는 총 130.6달러가 소요됐다.

한편 우리나라도 대한간학회(이사장 이한주·서울아산병원)와 한국간재단(이사장 서동진·서울아산병원 명예교수) 지원으로 2018~2019년 전남 구례군에서 ‘C형간염 검진 및 치료 지원 사업’을 통해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비 감소와 사망위험 등 질병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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