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에 도움 되지만 보험적용은 아직 … ”

최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딥러닝, 인공지능, 로봇, 3D프린팅 등 다양한 기술들이 병원들을 더욱 스마트하게 하고 있다.

특히 환자중심의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원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병원은 미래 의료산업이 나갈 방향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 최근 몇 년간 의료-AI스타트업들이 생겼고, 정부도 지원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병원들은 우선 이러한 기술들이 운영 효율성 제고, 진료현장에서의 일상적이고 지루한 업무를 감소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은 타 산업에서 이미 입증된 경우가 많아 의료 분야에 어느 정도 적용하고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법‧제도적 한계가 여전하고 이로 인한 수익 여부 불확실성으로 실제적으로 도입, 운영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 현장 깊숙이 들어와 보건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의료의 미래를 바꿀 신기술로 역할을 하고 있다.

   
 

▲영상‧음성부터 수술까지 이미 적용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정형외과 인공지능 ‘나비오(NAVIO)’ 로봇을 도입,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처음으로 성공했다. 정형외과 분야에 인공지능 로봇수술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작성하는 인공지능 기반 간호전자의무기록(Voice Electronic Nursing Record)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주)퍼즐에이아이가 지난 2년간 공동 개발해 의료현장에 실제 적용한 것으로 음성 인식률이나 사용자 편의성면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흉부X선 영상 판독능력은 가장 먼저 개발, 적용된 분야 가운데 하나다. 세계적 저널에 의사의 판독능력보다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실리고 이를 토대로 언론서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응급실 당직의사보다 ‘인공지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AI진단시스템의 흉부X선영상 판독능력을 검증한 결과, 의사보다 판독민감도가 높고 판독오류는 적었으며 소요시간은 짧은 이 연구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인공지능 진단시스템 활용가능성을 입증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토대를 기반으로 아주대의료원은 의료 데이터 분석 및 표준화, 의료 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병원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킨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현재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임상시험 시뮬레이션과 이에 따라 저비용 고효율의 임상시험 디자인을 제안해주는 인공지능 임상시험 지원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상용화 작업 중에 있다.

비임상 단계의 심장 단일 이온채널 시험 결과로 임상에서 심부정맥 유발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도 개발 중이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측정한 만성뇌혈관질환 환자들의 활동량 데이터로 치매의 중증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중소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는 국내 안과 최초로 ‘인공지능(AI) 시력교정예측 시스템’을 개발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수술 전 60가지 검사를 진행해 인공지능 기술로 개인별 정교한 데이터를 만든 후, 빅데이터와 비교 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수술법을 추천한다. 98%의 정확도로 수술 가능여부 진단이 가능하며,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등 모든 수술이 가능한 눈의 경우 각 수술별 교정 시력까지 예측 가능하다.

▲의료급여 지원하면 획기적 발전 가능

식약처도 AI, 3D 프린팅, 수술용 로봇 등 첨단 의료기기 허가에 적극적이다. 골연령 판단을 지원하는 X-ray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등 의료영상분석을 보조‧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4개 품목을 허가하는 등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주한 서울대병원 의료정보학 교수는 “인공지능이라는 시각을 넓게 보는 것이 필요하고, 데이터의 구조와 혁신이 달라 병원별로 파편화된 것은 가치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메카데이터기술 등을 통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환경조성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개발된 각종 기술들이 임상현장에서 활성화가 안되는 것은 의료급여체계에 대한 것이 가장 크고, 의사를 대체하는 것인지, 책임성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검토와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같은 것은 임상현장에서 진료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을 건보재정에서 보완해주어야 하는 점은 다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논란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