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과 OPEN INNOVATION’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원희목 회장은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제약산업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민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산학연 공유의 뜻을 모아 소통과 협력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회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 생존권이 이것에 달려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이른바 개방형 혁신이란 기업이 업체, 대학,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외부 전문가와 협업해 미래 기술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술 확보 방식을 말한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개발 트렌드를 반영해 적시에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제약, 친환경 에너지 소재 업계에서 주로 활용된다.

특히 국내 제약산업은 원희목 회장이 누차 강조할 정도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각 회사별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또 활용하고 있다.

일단 제약바이오협회는 전 산업에 불고 있는 개방형 혁신 바람에 따라 유관단체와 벤처기업 등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준다는 차원에서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을 구축, 운영 중에 있다. 협회는 이 공간을 활용하여 각종 회의와 세미나, 워크숍 등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약품을 매개로 한 각 주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 공유는 물론 인적 교류를 통해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개발형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현재까지 ‘제 1회 KPBMA 바이오 오픈플라자‘와 ’신약개발, R&D 촉진을 위한 간담회‘, 신약개발 및 국내 보건의료기술산업의 글로벌 성과 창출을 위한 연구중심병원 초청 간담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우너센터 설립’ 등 소통과 협력의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캐피털인 인터베스트에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요 제약사의 외부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11월 말 기준 연구개발비 상위 10대 제약사의 외부 투자금액은 총 2,19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 외부투자 금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한미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독 등으로 한미사이언스는 총 1,301억원을 투자, 투자전문회사인 한미벤처스를 설립했다. 유한양행은 총 352억원을 투자, 대부분 신약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한독은 지분투자 형식으로 123억원을 투자했다.

이 같이 국내 제약사들 역시 자체 연구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외부의 유망기술도입 및 협업을 통해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추세다, 한마디로 유망한 스타트업 및 벤처에 투자하거나 펀드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바이오 투자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장기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부기술을 도입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수한 바이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여 육성한 뒤 이들이 제대로 된 연구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공동연구 등을 통해 협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핵심성장 전략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채택하고 있다. 일례로 ㄹㅎ슈와 화이자, 사노피 등은 기술개발 조직과 별도로 투자조직을 두어 유망한 초기 기술과 벤처에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신약개발 성공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벤처 및 의료기관과의 협력이 활발해 지고 있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불리 우고 있는 제약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연평균 6%대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경우 현재 1조 1,400억 달러(2017년)에서 2020년에는 1조 4천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세계 반도체 산업이 370조원, 항공우주산업이 648조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의약품 시장의 규모가 이들 산업에 비해 적개는 두 배에서 많게는 4배 규모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신성장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업 대비 고용 증가율이 두 배 이상이다. 제조업은 1.6%지만 의약품제조업은 3.9%에 이르고 있다. 한마디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현상이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빨라지고 있다. 때문에 제약산업은 고령화 시대에 더욱 성장이 가능한 산업이라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2018년 14.3%에서 오는 2050년에는 40% 대를 예상하고 있다. 또 문재인 케어 등의 영향으로 보건의료 정책의 보장성이 강화되는 추세다. 치매와 만성질환 등과 관련있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성이 있다. 2017년 현재 국내 제약시장은 22조 632억원으로 세계시장의 1.8%를 점유하고 있다. 이 중 혁신형제약기업의 기술수출액은 2017년 총 8건에 1조4천억원에 머물고 있다.

매출대비 R&D 투자금액 및 비중(2018년)의 경우 다국적 기업인 노바티스는 매출 57조1,460억원에 17.5%인 약 10조198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제약산업으로 눈을 돌리면 그 규모는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입지를 갖고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이른바 혁신형 제약기업 43개사가 매출 12조 1,033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11.8%인 1조 4,315억원을 투자햇다. 2019년은 혁신형제약기업 신약 연구개발 투자액이 1조 7,617억원으로 2018년 대비 약 23.1%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글로벌 임상시험의 경우 국내 인프라가 세계 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인상시험 시장의 경우 지난 5년 간 매년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임상 인프라는 세계 1위다. 대한민국 전체로 볼 때에도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제약회사를 단기간에 따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바이오 의약품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현재 국내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조 2,230억원(2017년)으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10.1%를 점유하고 있다.

백신과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의약품 개량, 바이오 신약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비용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의약품 개발비용 중 40% 대까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국내 바이오 의약품은 경쟁력이 있다. 현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등은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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