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국(좌), 황정은(우) 교수

 국내 유명 연예인 자살로 모방자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성, 연령별로 모방자살 위험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 울산의대 황정은 교수팀은 1993년부터 20년 동안 대표적인 10건의 유명인 자살 사례가 모방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성, 연령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대 여성이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베르테르 효과’라고도 불리는 모방 자살은 유명인 또는 자신이 선망하던 사람이 자살했을 때 그 인물을 따라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으로 인터넷으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개인방송,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뉴스의 확산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모방 자살의 위험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김남국 ‧ 황정은 교수팀은 1993~2013년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보도된 여성 유명인 자살 사례 5건, 남성 5건을 추린 다음 같은 기간 모방자살 사례를 포함한 국내 만 10~69세의 자살 사례를 성, 연령별 소집단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20대 여성의 모방 자살 강도가 평균 약 2.31배, 모방 자살 사망률은 약 22.7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모방 자살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됐던 50대 남성은 약 1.29배로 다른 집단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모방 자살 사망률은 20대 여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20.5명이 증가해 유명인 자살 소식에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방 자살 강도는 20대 여성, 30대 여성, 20대 남성 순으로 높았으며, 모방 자살 사망률은 20대 여성, 50대 남성, 60대 남성 순이었다.

연예인 소식에 민감해 특별히 유명인 자살 소식에 민감할 것으로 예상됐던 10대는 오히려 성인에 비해 모방 자살에 민감하지 않았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모방 자살을 처음으로 성, 연령별로 정량적으로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집단을 가려낸 연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방적 차원의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여러 집단 간 모방 자살 취약성을 비교해 국가적으로 맞춤형 자살 예방 전략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4.01)’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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