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류혜진, 조금준 교수

 노인의 허리둘레가 클수록 치매 위험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빅데이터 연구회 내분비내과 류혜진,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팀은 2009~2015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65세 이상 872,082명(남 397,517명 / 여 474,565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호트 분석을 통해 치매 발병률과 허리둘레 및 체질량지수(BMI) 의 연관성을 밝혔다. 현재까지 비만과 치매와 연관성을 증명한 연구는 많았지만 복부비만과 노년기 치매 발병률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한 코호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비만은 치매의 위험인자로 밝혀졌지만 영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임상 연구 데이터는 BMI 지수가 치매 발병률과 반비례한 결과를 보이며 비만과 치매는 연관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BMI 측정의 한계라고 판단, BMI만으로는 지방과 제지방량을 구분할 수 없어 완벽한 지방측정법으로 판단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인비만은 체지방 손실 및 체중의 증가 없이 지방조직의 증가가 특징이기 때문에 허리둘레가 BMI 보다 복부 내장 지방 평가에 정확한 지표가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NHSE)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허리둘레 및 BMI와 치매 발병 위험성을 비교한 결과,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인 복부비만 환자들은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률이 현저히 증가했다. 치매 위험률은 허리둘레 정상인 남성 85~90cm, 여성 80~85cm 이후 5cm씩 증가함에 따라 단계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복부비만을 가진 정상체중의 노인은 없는 정상체중 노인에 비해 남성은 15%, 여성은 23%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류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하여 노인 연령층에서 비만과 연관된 치매 위험성을 평가하고자 할 경우에는 허리둘레를 고려해야함을 보여 주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대해 콜로라도 의과대학 Dan Bessesen 박사는 “이번 연구는 복부내장지방이 노년층의 치매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개연성을 보여 주었으며 노인 연령층에서 낮은 BMI는 근육량 감소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해석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 비만학술지 ‘Obesity’ 2019년 11월호에 게재됐으며, 이 달의 저널(Editor’s choice)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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