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호 교수, 박병조 김태호 임상강사

폐암은 암의 크기, 림프절 또는 다른 장기 전이 여부에 따라 병기가 결정된다. TNM(tumor, node, and metastasis) 분류법으로 부르는데 1960년대 처음 소개된 후 지난 2017년 8차 개정에 이르기까지 의학 발전에 따라 폐암 병기를 더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그러나 림프절 병기의 경우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8차 개정 때도 림프절 병기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다른 분류법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재도 종전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 최근 림프절 병기 개선을 위한 근거마련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은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팀(박병조·김태호 임상강사)은 폐암 병기 진단 기준 8차 개정에서 제시된 폐암 림프절전이의 세분화 분류법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를 최근 열린 세계폐암학회 학술대회에서 소개한 데 이어 학회 공식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12.46) 최근호에 게재했다.

현재 전이가 없는 경우 N0, 폐암 발생 부위와 같은 쪽 기관지 주위 림프절 또는 폐문부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N1, 종격동이나 기관분기부하 림프절로 전이되면 N2, 폐암 발생 부위 반대쪽으로 전이가 있으면 N3로 분류된다. 숫자가 커질수록 폐암 병기가 깊어지고, 예후도 나빠진다.

조종호 교수팀은 이 분류법이 임상현장에서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14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림프절 전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수술 환자 1228명에게 해당 기준을 적용했다.

우선 N1에 해당하는 환자는 전이가 1곳에 국한된 경우(N1a)와 2곳 이상인 경우(N1b)로 나눴다. 또 N2에 해당하는 환자는 폐암 발생 부위 주변부 림프절 전이 없이 종격동림프절 등 N2 해당 부위로 도약 전이한 경우(N2a1)와 주변부를 거쳐 N2 해당 부위 1곳에 전이한 경우(N2a2)로 구분했다. N2 해당 부위에 림프절 전이가 2곳 이상 경우(N2b)도 따로 분석했다.

연구팀이 새 분류 기준에 따라 환자 예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 결과, 전체 생존율에서 N2a1 환자가 6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N1a 62.6%, N1b 57.0%, N2a2 48.4%, N2b 42.8%로 나타났다.

같은 N1, N2 그룹 내에서는 예후가 선명하게 갈렸으나 병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N1군에 비해 기존 N2에 해당했던 N2a1의 예후가 역전한 셈이다.

연구팀은 “해당 분류를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 예후에 따라 병기를 새로 정하는 등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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