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두통 최초 발병후 진단까지 기간

우리나라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이렇게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진단은 평균 10.1년이 지나서야 받는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는 신경과를 찾은 20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 실태’ 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는 을지대 을지병원, 강북삼성병원, 고대구로병원, 동탄성심병원, 분당제생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백병원, 서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일산백병원 등 총 11개 종합병원의 신경과에서 참여했으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면 설문조사 형식으로 진행했다.

조사결과, 편두통 환자 5명 중 2명(40%, 83명)은 최초 편두통 지각 후 병원에서 편두통을 확진 받기까지 11년 이상 소요됐다. 전체 환자의 평균 확진 기간은 증상 지각 후 10.1년이었으며, 심지어 29명은 21년 이상 걸렸다.

편두통 증상을 처음 경험하고 병원을 바로 방문한 환자는 10명 중 1명(13%, 27명)에 불과해 대다수의 환자들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위한 진통제 복용, 휴식 등의 소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시행하며 두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에 참여한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편두통을 경험했으며, 한 달에 4일 이상은 두통으로 학습 또는 작업 능률이 50% 이하로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증상이 심해 결석이나 결근을 한 적도 한 달에 하루 꼴로 있었다.

두통 영향으로 인한 활동 제약은 학업이나 경제 활동이 활발한 10-40대 젊은 편두통 환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를 확인하는 평가(MIDAS)에서 10-40대 환자 10명 중 7명은 질환으로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는 4등급에 해당 된 것으로 나타나, 질환으로 인한 젊은 환자들의 삶의 질 저하가 생산성 저하와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조수진 회장은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 질환으로, 활동이 왕성한 청장년층 환자 비율이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지만 평생 편두통으로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편두통을 방치하다 질환이 악화돼 삶의 질 저하와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도록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진영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서울의료원 신경과)은 “편두통 환자들은 편두통 발작 시 극심한 고통으로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편두통이 없더라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증상이 우려되어 일상생활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 생활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역할 수행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편두통 환자들은 죄책감뿐 아니라 주변의 시선에 대해 두려움이 큰 만큼 두통 환자가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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