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시혁 교수(좌), 정상우 임상강사

심뇌혈관질환을 갖고 있어도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정상우 임상강사)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40세 이상 건강검진 수검자 44만 1798명(평균 연령 59.5세)을 약 5.9년 간 추적 관찰한 이 같은 결과가 ‘유럽 심장 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자의 30%에 해당하는 13만 명은 심뇌혈관계 질환을 앓았거나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70%인 31만 명은 건강한 사람이었다.

그동안 심뇌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심장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운동 보다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고, 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도 ‘절대 안정’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운동부족이 심뇌혈관질환이나 암을 유발하고, 반대로 신체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이러한 질환으로 부터의 위험이 감소해 결국은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이 감소했으며, 특히 그 효과가 심뇌혈관질환 환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 주목된다.

연구팀은 신체활동량의 단위로 ‘MET(신진대사 해당치)’을 사용했다. MET은 우리가 쉬고 있을 때 사용하는 에너지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1 MET은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의 양 3.5ml로 정의한다.

2 MET은 시속 2km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정도로 1 MET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의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시간, 분을 곱하면 MET-분(minute)이 된다.

분석 결과, 신체활동량이 주당 500 MET-분만큼 증가하면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는 사망위험이 7%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에 심뇌혈관질환 환자에서는 사망위험이 14% 감소했다.

건강한 사람은 주당 500 MET-분 정도의 신체활동에서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신체활동량을 그 이상으로 향상했다 하더라도 사망률 감소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경우에도 신체활동을 통한 최대 효과가 주당 500 MET-분 정도인 것은 비슷했지만, 신체활동량이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 사망률 감소에 추가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심뇌혈관질환이 없지만 신체활동량이 적은 사람보다는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신체활동량이 많은 사람이 최종적인 사망위험은 더 낮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강시혁 교수는 “보통 평지를 빠르게 걷는 운동은 3.3 MET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주 5회 30분가량, 총 150분을 활동하게 되면 500 MET-분 정도의 신체활동량에 이를 수 있다”며 “만약 평일에 시간을 내어 운동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말에 가벼운 차림으로 하는 등산(6.9 MET) 1시간 15분 정도의 투자를 통해 500 MET-분의 신체활동량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급성심근경색, 급성뇌졸중, 심혈관계 질환으로 시술을 받은 직후에는 주의해야 하며, 통상적으로 급성기 치료 후에는 1-4주에 걸쳐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소 일주일에 500 MET-분 정도의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고 권장하지만 연구 대상자 44만 명 중 절반(약 21만 명)은 권장 신체활동량에 도달하지 못했다. 1/4 가량(11만 명)은 비활동적, 신체활동량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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