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융기 원장은 “평가 기준이 되고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르게 펴야 하고, 권역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울산, 경남으로 진료권역이 묶여있지만 울산의 중증질환자들은 모두 수도권으로 올라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100만의 울산시에 상급종합병원이 한곳이 없어요. 진료권역 기준개선 없이는 울산에 상급종병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울산대병원 정융기 원장은 14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 환자집중 문제를 해소해야할 국가가 오히려 이를 조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울산대병원은 상종 탈락 이후 의뢰건수가 감소하고 신뢰도 하락, 세부전문의 이직과 미충원 등으로 환자를 받아줄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970병상의 울산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3주기(2018-2020년) 탈락한 이후 중증환자 역외 유출이 심화됐다.

하루평균 입원환자가 2016년 843명이던 것이 2018년 817명으로, 2019년 792명으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암수술건수도 2016년 199건에서 2018년 196건, 2019년 183건으로 줄었다. 반면, 암슬라이드 대출은 2016년 533건이었으나 2018년 774건으로 늘었다.

외래는 늘었다. 경증환자가 대학병원인 종합병원을 많이 이용한 것이다. 중환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들중 상당수는 자차, KTX, SRT로 서울로 올라갔다는 것이 정 원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울산은 1,2차 병의원에서 환자를 의뢰하면 언제든 받아줄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점병원이 없어 환자들이 타지역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종합병원들은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하게 됐으며, 개원가들은 외부로 환자를 안내하게 됐다. 지역 의료전달체계와 기반이 붕괴됐고 지역의료가 혼탁해졌다.

정 원장은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타지역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했다”며, “평가 기준이 되고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르게 펴야 하고, 권역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중환자실을 10% 정도 확보한 것은 국책사업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등급보다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를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증은 1~2차, 중환자는 3차에서 보도록 하는 것으로 이를 지역 내에서 해결토록 하는 것이 상종 지정 목적”이라며,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울산광역시의사회(회장 변태섭)와 울산지역 종합병원장 일동은 지난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 상급종합병원 지정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시를 경남권에서 분리해 독립된 진료권역으로 지정하고, 4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반드시 울산대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할 것을 강력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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