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화여대 발표자료>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주인에 비해 자살 위기 신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 안순태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팀은 호주 국립대학교(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심리학과 티간 크루이(Tegan Cruwys. PhD, MAPS FCCLP) 교수팀과 함께 한국과 호주의 일반인 506여명을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를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개최된 2019 국제 정신 건강 콘퍼런스(2019 International Mental Health Conferenc)에서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자살 예방을 위해선 당사자 본인의 직접적인 표현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조언이 자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살 위기 신호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살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을 제안하고 있다.

먼저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일상의 스트레스 상황(정상)과 자살 위기 상황(자살 징후)을 묘사한 삽화(vignette)를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삽화는 실제 친구와의 대화 상황을 고려하여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essaging)에 제시했으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얼마나 걱정되는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하는지, 어떠한 조언을 해줄 것인지 조사했다.

연구결과, 호주인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3.94점)보다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4.22점)에게 높은 걱정을 표했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3.89점)과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3.86점)을 향한 걱정 정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정상과 자살 징후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으며,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사람이 처한 상황을 ‘별일 아니다’라고 단정하는 응답도 상당수 발견됐다.

대부분 자살 위기 신호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문제나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을 향해 ‘스스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힘내라’ 등과 같이 개인적이고 소극적 수준의 조언들을 주로 제시했다. 여기에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을 향해 ‘같이 술이나 마시고 잊자’와 같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조언도 했다.

연구팀은 “자살 위기 신호에 대한 이해 수준에 호주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한국이 정신건강/자살 리터러시 교육에 활발하지 않기 때문”으로 지적하고 “자살 위기 상황에 대한 소극적인 개입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국민들의 정신건강 이해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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