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현철-한주용-송영빈 교수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치료는 통상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아스피린과 더불어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P2Y12억제제를 이중으로 복용해야 하고, 이후 아스피린만 단독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중 항혈소판 치료 기간이 짧으면 혈전 생성이나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키우고, 길어지면 위장관 출혈, 뇌출혈과 같은 출혈성 질환 발병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아스피린은 위장 출혈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에 이중 항혈소판 치료의 적정 기간이 얼마인지, 또 아스피린이 아닌 최신 항혈소판제제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 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연구진이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다. 첫 3개월 동안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이중으로 사용하고, 이후 아스피린 대신 P2Y12 억제제만 투약하면 기존 치료법과 비교하더라도 환자의 경과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한주용·송영빈 교수팀은 25일, 2014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국내 33개 병원에서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29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무작위 다기관 임상연구(스마트초이스, SMART-CHOICE) 결과가 미국 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 주요 임상연구로 소개된 데 이어 최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권 교수팀은 기존 치료법 대로 이중 항혈소판 제제를 12개월간 투여한 그룹(1498명)과 3개월 투여 후 P2Y12 억제제만 투여한 새 치료법 그룹(1495명)으로 나눈 뒤, 두 그룹의 사망률, 뇌졸중,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결과, 새로운 치료법이 이중 항혈소판 치료 기간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사망률은 기존 치료법1.2%, 새 치료법 1.4%로 대동소이했으며, 심근경색 발병률 역시 기존 치료법 1.2%, 새 치료법 0.8%였다. 뇌졸중 발병률은 각각 0.3%, 0.8%로 엇비슷했다.

반면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새 치료법이 우위를 보인 부분도 있었다. 항혈소판 치료 시 환자에게 큰 부담인 출혈 위험의 경우 새 치료법이 기존 대비 42% 가량 크게 낮았다.

연구를 총괄한 권현철 교수는 “아스피린이 아닌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의미 깊다”면서 “심혈관계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항혈소판 새 치료 지침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 환자 치료에도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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