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회용 기저귀 의료폐기물 제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가 22일 국회서 열렸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일회용 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를 두고 찬반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혔다. 22일 열린 ‘일회용 기저귀 의료폐기물 제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다.

환경부는 앞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의료폐기물에 해당하지 않는 일회용 기저귀의 범위 확대’ 등을 담은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며, 여기엔 감염병 환자 가 사용한 기저귀가 아닌 경우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단국대 미생물학과 김성환 교수는 ‘요양병원 배출 기저귀의 미생물학적 안전성 실태조사’ 발제를 통해 “법정 감염병‧제2군 위험균(폐렴구균, 결핵균, 요로감염균 등)이 상당한 수준으로 검출됐다”면서, “요양병원 감염균 관리실태에 대한 안전성이 아직 불분명한 시점으로 이에 기저귀가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150개소중 105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태조사 결과, 폐렴구균이 18개 요양병원에서 발견됐고, 80개소에선 폐렴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Klebsiella pneumoniae가 검출됐다. 19개소에서는 녹농균이,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Proteus mirabilis는 69개소, S. saprophyticus는 55개소, 황색포도알균인 S.aureus는 74개소에서 검출됐다.

이에 법정 감염병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염성 및 위해성이 낮다고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또 위해를 줄 위험이 제한적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고, 사람마다 면역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위험성이 상대적이므로 제한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감염내과교수는 이번 연구는 요양병원의 일회용기저귀 ‘감염성 및 위해성’을 판단하고자 하는 연구내용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먼저 직접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배출 이후 중간처분 업체를 방문해 기저귀 시료를 채집한 것을 지적했다. 배출시기로부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났는지 알기 어렵고, 다른 폐기물과 혼합돼 있어 어떻게 오염이 된지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균이 있다는 것과 위해성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며, “일반폐기물이 섞인 것으로 연구했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무리가 있다”고 했다.

감염질환 환자의 기저귀인지, 일반 환자 기저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위로 시료를 채집해 검사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배양 여부를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PCR검사는 죽은 세균에서도 양성으로 나오기에 감염성 및 위해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특히 “의료폐기물 내에 일반폐기물이 60% 정도 섞여 있다는 상황만으로 의료기관에서 폐기물 분류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일반 폐기물내에 의료폐기물이 혼합됐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기에 이것을 결론으로 이끌어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병철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좌장과 주제발표자가 의료폐기물 공제조합 연구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 오해를 일으킬만한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현재 13개 전용소각장에서 130% 이상 소각한 곳도 있는데 올해는 포화상태로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현실을 전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감염성 없는 기저귀를 의료폐기물로 규정하고, 별도로 분리배출후 운반해 전용소각장에서 처리토록 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이번 개정안은 비상체계에서 나온 것으로 국민들도 동의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무엇보다 기저귀가 논밭에 뒤엉키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배출을 통해 소각시키는 것으로 일부에서 팩트가 아닌 내용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향후 장기적으로 전용소각장 제도를 폐기할 계획도 소개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석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의료폐기물 처리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며, “환경부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이 통과되면 의료폐기물 포화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감염여부에 따라 일회용 기저귀를 철저하게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있기에 이번 토론회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료폐기물 처리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시작부터 혼란으로 진행됐다. 좌장인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센터장이 ‘폐기물 처리’ 영상을 시청한 후 토론에 임하도록 하면서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이후 발제자의 연구에 대한 내용에 대해 송영구 연세의대 교수와 박성국 요양병원협회 이사, 권병철 환경부 과장의 이의제기 등으로 토론회 마지막까지 좌장의 제제에도 불구하고 공방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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