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미선 교수

피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을 활용한 신개념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박성규·진미선 교수, 차의과대학 조유리·서울대 김윤준 교수팀이 그 주인공. 이번 연구가 B형 간염 바이러스 완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영찬)은 16일 “공동연구팀이 항진균제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던 시클로피록스(ciclopirox)가 B형 간염바이러스의 조립을 억제해 새로운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는 B형간염 예방접종 도입에 따라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30대 이상의 연령에서는 여전히 보균율이 전체 인구의 4%를 웃돌고 있다. 환자수는 300만명 정도.

B형 간염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성 B형 간염보유자의 경우 DNA 중합효소(Polymerase)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뷰딘’ 등이 사용되어 왔다.

중합효소의 돌연변이에 의한 내성의 문제로 새로운 약물인 테노포비르(Tenofovir), 엔테카비르(Entecavir) 등이 개발돼 내성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다.

그러나, B형 간염바이러스의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방식만으로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완치를 기대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에 B형 간염바이러스의 다양한 복제 단계를 억제하는 약물 등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연구팀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시클로피록스’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이루는 단백질 입자들의 조립을 억제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B형 간염바이러스의 생성이 억제되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양한 약물과 약물디자인을 탐색했으며,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이미 약품으로 승인된 물질 1000 여 종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약물 ‘시클로피록스’를 발굴해냈다.

GIST 생명과학부 진미선 교수는 시클로피록스가 이미 조립이 이루어진 B형 간염바이러스 단백질 입자내로 들어가 구조를 변성시키고 조립된 단백질 입자를 풀어주어,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B형 간염바이러스를 파괴함을 밝혔다.

조유리 교수는 사람의 간세포로 대체된 ‘인간화된 간 실험쥐(humanized liver mouse)’에서도 경구투여된 시클로피록스가 B형 간염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비임상 독성시험 또한 활성농도대비 독성농도가 높아 안전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박성규 교수는 “향후 개발된 치료제와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기존의 약물치료제를 병행한 후속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5월1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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