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료윤리학회 춘계학술대회가 10일 ‘인공지능시대의 의료윤리’ 주제로 열렸다.

0…치매 환자,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어느 정도까지 도와야 할까. 현재 AI 로봇은 약을 주고 투약할 시간을 알려주고 식사를 도와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약 복용이나 식사를 거부할 경우 로봇은 선택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0…피부질환 빅데이터를 통해 진단이 가능한 시대다. 그러나 이를 상용화하거나 보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인공지능은 현재 인간 카테고리 안에서 합리적 빠른 진단은 인정할 수 있지만 환자 적용은 다른 문제로 보아야 한다.

나해란 가톨릭의대 교수는 10일 성균관의대 임상교육장 삼성생명일원동빌딩 B동 9층 히포크라테스홀에서 열린 한국의료윤리학회(회장 정지태·고려의대) 춘계학술대회에서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윤리적 사용’ 발제에서 “의료는 과학이지만 임상현장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알파고와 같다고 볼 수 없다”며, “잘 활용하지 않으면 위험이 따라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은 가능한 다양한 사례를 고려해야 하며, 단순한 데이터를 기계에 넣어 활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의료기기는 임상현장에서 논리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자율차의 경우 두 방향중 한 방향을 선택하는 상황이 올 경우 예를 들어 20대인 1명이 왼쪽에 있고, 90대 노인 5명이 있을 때 운전대는 어디로 꺾어야 하는 지에 대한 윤리적 논란도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나 교수는 “인공지능은 진료현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여러 임상현장이 있기에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다양한 가치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정창록 교수는 “같은 것도 보는 것과 실제 부딪혔을 때 그 격차는 달라진다”면서, “인공지능은 조기진단 및 효율적인 치료선택 과정을 가능하게 하고, 의사의 역할을 자동화·지능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인공지능은 순차적으로 확산돼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새로 생기는 경우도 있게 된다”며, “바쁜 의사들은 보조를 받는 것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보 가천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왓슨 도입 경험’을 토대로 “미래는 규제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는 규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과거엔 하드웨어 하나하나가 중요했으나 지금은 제로가 돼 있다”며, “미래엔 진료실에서 핸드폰만 연결하면 클라우드 환경에서 모든 진료가 가능한, 공상과학영화가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세계가 같은 데이터 포맷을 사용하고, 대장암 3기 수술도 동영상을 통해 전세계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며, “엄청난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의사-환자 윤리관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정보와 빅데이터 활용 윤리’를 발표한 유소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교수는 현재 쟁점으로 △데이터·소프트웨어·클라우드까지 연계돼 탑재되는 환경에서 기술과 규제의 문제 △정보의 자기결정권과 데이터의 2차 활용 및 3차 제공 △보건의료빅데이터 연속동작 △개인정보 보호와 연구 투명성 등을 제시했다.

이어 ‘책임있는 혁신, 혁신있는 책임’을 위해 △포괄동의 허용 △목적외 처리기준 확대와 TTP 등 관리적 기술적 조치 의무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균형 반영 △보건의료 연구개발 수행전, 수행 전주기에서 리스크-베네핏 분석 및 위험 최소화 전략 등 4개항을 제안했다.

   
▲ 정지태 회장

이번 학술대회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 의료윤리’로 정한 정지태 회장은 “인공지능에 대해선 정부는 먹거리를 이야기하고, 의료계 한편에서는 AI가 도입되면 의사는 망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어떠한 윤리를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윤리를 연구하는 학회로서 논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적절한 처방보다 가장 수익이 많은 처방을 요구 한다거나 의사국가 시험 오답 시비가 생길 경우 지금의 교육이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하고, “인공지능의 책임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