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 교수

지방간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장 흔한 간질환 중 하나인 지방간은 우리나라 성인의 20-30%에서 나타날 정도로 상당히 높은 유병률을 나타낸다. 알콜성 및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비만 인구의 꾸준한 증가 추세에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시행한 500명 이상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직검사 결과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51%에 달한다.

다행히 간세포에 지방만 쌓이는 형태의 ‘단순 지방간’은 건강에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포호흡 과정 중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로 인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간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결국 ‘중증 지방간’ 또는 ‘지방간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동시에 간에서 지방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동맥경화성 고지혈증이 심해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핀란드 헬싱키대 중앙 병원(Helsinki University Central Hospital) 타스키넨 교수 및 스웨덴 살그렌스카대 병원(Sahlgrenska University Hospital) 보렌 교수와 함께 지방간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국제적 과학 저널인 ‘Obesity Reviews(비만 리뷰)’ 4월호에 게재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간’ 자체의 문제와 더불어,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1.64배 높았으며, 지방세포의 침착뿐만 아니라 염증세포까지 침착된 중증의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2.58배 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지방간에서 생긴 염증이 악화되면 지방간염을 넘어 간경화, 간암 등 간 고유의 합병증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책임연구자인 임수 교수는 “이전의 연구들을 보더라도 지방간을 가진 사람의 절반이 향후 심혈관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단순 지방간은 체중 감소, 저칼로리 식사, 규칙적인 운동으로 개선 될 수 있지만,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진행하면 다시 건강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더욱이 아직까지는 지방간염에 대한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단순 지방간일 때부터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방간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과 함께 지방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실제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지방간의 위험성에 대해 주목하고,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권장하는 등 예방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은 20세 이상의 30%(1000만 명 추산)가 지방간을 앓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당뇨병 및 심혈관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