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군수도병원 유근영 원장이 4월30일 이임식을 가졌다.

유근영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30일 3년간의 국군수도병원 원장직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다.

유 교수는 국립암센터 제3대 원장으로 세계적 암센터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한데 이어 국군수도병원에서도 획기적 전환점의 중심에 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유 원장은 30일 이임사를 통해 “국군수도병원 원장 취임시 진료환경 개선이나 군진연구 등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이 자율, 소통, 그리고 섬김에 기반해 수도병원의 ‘혁신’을 이뤄나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회고했다.

과거 민간의료를 선도하던 군 의료가 지금은 장병들마저 군병원을 외면하고 민간의료기관을 선호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을 벗어나도록 해야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병원 문턱을 낮추고, 환자 중심 진료환경을 조성했으며, 첨단 의료기술과 장비를 갖추면서 우수한 민간교수를 지속적으로 영입, 장병들이 입대 이전과 다름없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병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받던 의료와는 다른 수준의 서비스를 받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고, 경찰도, 원호대상자도 민간 의료서비스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역차별에 해당된다는 것.

이러한 혁신 활동은 취임 첫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논문이 작성되고 의료장비 도입이나 환경 개선 활동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활기로 이어졌다. 신바람나게 변화의 바람이 커질 무렵, 군의 구태의연한 조직문화가 걸림돌이 되면서 혁신 활동이 멈추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유 원장은 특히 보수적이고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는 국방의 신성한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의 건강을 돌볼 수 없고, 군 의료의 선진화라는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원자력의학원, 중앙보훈병원, 국립경찰병원은 모두 민영화 내지 책임운영기관으로 자율성을 토대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제는 군병원 차례”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국방이라는 테두리를 쌓고 감추려 해도 세상은 이미 변해있어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바깥 세상과의 소통과 정보교환을 위한 인터넷 환경은 더 개방되어야 하고, 민간의 우수한 의료진과 공동으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10여년 이상 역량을 쌓아갈 때 군 의료가 개선되고 향상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사회를 위해, 옳고 바른 일을 수행하는, 든든한 수호천사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기를 기대한다”며, “군 의료가 민간의료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는 소명의식으로 매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유 원장은 “군 의료의 비전 달성이라는 긴 장거리 레이스에서 한 구간을 여러분과 함께 달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울먹이며,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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