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이상훈)는 지난 17일 새벽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가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학생을 포함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끔찍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가족이 아닌 국가가 정신질환자의 치료권과 국민의 안전권을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조속히 구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이 남자가 2010년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한 달간 정밀 정신감정을 받고 나서 ‘편집형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의 정신병원에서 조현병 통원 치료를 받은 점, 올해 1월 진주자활센터 직원이 커피를 타주자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직원을 폭행한 점, 아파트 주민들이 올해만 ‘5번’ 경찰에 신고한 점, 아파트 주민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민원을 넣은 점, 가족들이 사건 12일 전 보호입원을 시도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이번 사건을 막을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의 적절치 못한 대응에 대해서는 지탄받아야 마땅하지만 이런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근본 원인은 ‘허술한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허술한 정신질환자 관리체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퇴원 후 사례관리나 외래치료지원제도 도입 ▲정신질환자들을 발견하고, 안전하게 치료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연계 구조 ▲사법 입원과 같은 형태의 가족이 아닌 국가가 정신질환자의 치료권과 국민의 안전권을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경찰, 소방서, 주민자치센터 등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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