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전경

태백시 유일의 종합병원이자 응급의료기관인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원장 성기원). 지난해 6월 현재 총 4969명(하루 평균 27.4명)이 응급실을 찾았으며, 이 가운데 입원 714명, 외래 4255명, 귀가 3997명, 전원 200명이 이뤄졌다. 사망은 58명.

이처럼 한해 평균 1만명이 오가는, 태백 주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의료기관이지만 질 높은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빨간 불이 들어온 지 몇 년째지만 파란불로 바뀌지 않는 것이다.

우선은 인력부족이 문제다. ‘지역은 넓고 인구는 적은’ 특성에 따라 의사, 간호사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수년간 구인공고에도 불구하고 응급의학전문의 채용실적이 전무하고, 공중보건의 배정에 있어서도 해당 전공자는 없는 상황이다. 간호사도 정원대비 13명이 부족하지만 노크를 하지 않는다.

현재는 인턴의사가 야간 및 휴일에 응급진료를 전담하고, 진료과장(전문의) 상시 Call제를 운영하면서 응급실을 비상 가동하고 있다.

   
▲ 응급실

이곳은 태백시로부터 지역 내 응급진료 활성화를 위해 2억원의 특별기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예산 지원으로 ‘정상화’를 이야기하긴 턱없이 부족하다. 지자체 차원의 의료인력 지원이나 예산증액이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태백병원은 “의료인, 특히 의사의 경우 많은 돈을 책정해도 태백까지 오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의 지원금 규모로는 최소한의 응급의료체계만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말 내과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퇴사로 지금은 15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2명, 내과 1명, 진단검사의학과 1명을 채용중에 있으나 1월 현재 아직 확보를 하지 못한 상황.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도 채용 계획이지만 가능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현재는 14개 진료과목(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재활의학과, 응급의학과, 치과)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은 287명이 정원이지만 262명이 근무, 25명이 부족한 상태다.

이러한 의료인 부족은 환자감소-경영난-직원 사기부족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른 폐광 사업축소와 진폐 환자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 증가 등으로 2015년 이후 진폐 입원 환자가 감소세에 있으면서 위기가 커졌다. 전국 시지역 최저로 줄어든 인구로 병원 경영은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급기야 500병상대를 유지했던 허가병상은 현재 395병상으로 줄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예방접종 유치 등 자구노력으로 외래실적이 소폭 증가하면서 희망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입원은 2013년 453명, 2014명 458명, 2015년 441명, 2016년 409명, 2017년 361명이었다. 외래는 2013년 402명에서 매년 조금씩 늘어 2017년 501명이 찾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08명으로 늘었다. 모든 구성원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다.

▲ 성기원 원장

여기에 검토단계에 있지만 진폐환자 감소에 따른 입원환자 감소로 인한 병원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저출산 고령사회에 적극 대처하자는 방안이 경영 위기 탈출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허가병상이 줄면서 1개병동 54병상을 공공의료 사업인 노인요양병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 태백시가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운영토록 하자는 방안이다.

공공 산후조리원 운영도 마찬가지. 태백시의 주요 현안인 인구늘리기 정책에 부응하고 공공 산후조리원 운영을 통한 지역주민의 정주기반 조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가 운영되는 병원으로 전문 의료인에 의한 질 높은 산후조리 및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은 진폐환자 요양관리와 근로자 및 지역주민의 의료 및 건강검진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근로자와 지역 주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1936년 설립됐다. 그리고 83년이 지난 오늘 진폐분야 최고 의료기관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자리잡았다.

반면 시설과 장비를 확충·보강하면서 산재환자, 근로자, 지역주민을 진료하고 건강검진, 예방접종 사업도 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구, 의료취약지로 가지 않으려는 의료인 등으로 인해 깊은 터널속에 있는 것도 현실이다.

태백시민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이 계속되기 위해선 희망의 빛이 필요하고, 그것은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첫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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