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의 차원을 넘어서 인공지능(AI)이 의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걸음마단계에도 접어들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에 미치는 인공지능(AI)의 미래 방향을 가늠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종양학 분야에서도 그렇다. AI 기술이 종양을 발견하고, 암을 진단하고, 심지어 화학요법을 권장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정확한 현주소를 알아내기도 어렵다. 그런 가운데 ‘인공지능(AI)에 의한 암 관리:알아야 할 다섯 가지(ArtificialIntelligence in Cancer Care: 5Things to Know)’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9월 10일자로 세계적인 인터넷 의학전문 포털 사이트 Medscape(www.medscape.com)에 게재됐다. 다음은 이 글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암 관리에 적용되고 있는AI의 현재 모습을 통해 미래의발전 방향을 공유한다.

1. 구글 AI, 92% 정확도로 암전이 발견

구글(Google)의 AI 소프트웨어는 여러 가지 다양한 적용 분야 가운데서도 당뇨병성 망막증을 검출하고 유전체 연구를 확대하고 디지털 병리학을 이용하여 암을 발견하는 능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구글 AI의 암 검출 능력은 지난해 중반에 발표된 <DetectingCancer Metastases on GigapixelPathology Images>라는 논문에서 확인됐다‘. 합성곱신경망네트워크(CNN)’를 이용하여 100×100 픽셀 정도의 작은 종양을92.4%의 정확도로 검출했다. 이는 이전의 가장 정확한 AI 방법과도 비교된다. 그 방법은 종양에 대한 검출 정확도가 82.7%였다.

그에 비해 병리학자들의 정확도는 73.2%에 불과했다.구글의 AI 모델들은 종양의위치 가능성을 표시하는 열지도(heat map)를 생성시키는 방법을 통해 학습했다. 이 방법은종양 검출의 위음성률(falsenegativerate)을 병리학자들에 비해 25%, 이전 가장 우수한AI 방법에 비해 50% 감소시켰다.

향후에도 구글 AI는 암 검출의 정확도를 개선할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 IBM 왓슨, 230개 이상 병원에서 이용

IBM의 왓슨(Watson)은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위험한 권장을 할 수도 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230개 이상의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중 55개 병원은 왓슨을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암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은 IBM과 협력하여 왓슨에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 센터는 “왓슨의 종양학 교사인 우리는 MSK와 같은 전문 센터에 접근할 수 없는환자들에게 치료 의사결정에도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소스를 창출함으로써 우리의 미션을 발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여러 가지 논란적인 권고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왓슨을 이용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는 왓슨에 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왓슨이 제시한 권장이 의사들이 제시한권장과 동일한 경우가 결장암의 경우 81%, 직장암의 경우93%, 폐암의 경우 96%였다. 태국에서 시행된 또 다른 연구는 폐암과 유방암에 대한 검사에서 왓슨이 병리학자보다78% 더 신속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3. 딥 러닝, 병리학자의 암 진단율 개선

림프절 영상에서 암 전이를 검출하는 경연대회인 2016Camelyon Grand Challenge는 ‘생의학 영상에 관한 국제심포지엄(ISBI)’이 주관했다. 이 행사에서 AI 기술의 딥 러닝이 극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버드의대의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가 딥 러닝을 이용하여 진단의 착오율을85%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베스 이스라엘 연구팀은 구글의 AI와 비슷하게 데이터를집어넣어 종양의 위치를 열지도로 분류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이 컴퓨터는 92%의 정확성으로 암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이소프트웨어가 병리학자의96% 정확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병리학자의 진단을 AI로 보조함으로써 보다 우수한 결과를 낳게 됐다. 경연대회 이후 베스 이스라엘 연구팀은 97.1%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발표함으로써 병리학자의 진단 정확성을 능가했다. 더욱이 딥 러닝AI와 병리학자가 연합했을 때99.5%의 정확도가 산출됐다.

4. AI 기업,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

많은 AI 기업이 보건의료에 뛰어들고 있는데, 그 최종적인 목표는 AI 기술의 궁극적인 상업화이다. 현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소피아 제네틱스는 420개 이상의 병원에서 이용되고 있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소피아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신속하게 확인하도록 유전체 연구를 확대함으로써 “데이터 주도의의학을 민주화 하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회사의 기술은유전체 검사 당 50달러에서200달러까지 비용이 소요된다. 이를 통해 종양학 분야뿐만 아니라 심장학, 소아과학, 기타 전문과에서도 유전체의 변이를 검출하고 해석하여 미리 분류할 수 있다.

유전체 기반 플랫폼을 가진또 다른 기업은 프리놈이다. 이 회사는 AI 기술을 이용하여 혈류의 바이오마커, 유전자 발현의 변화, 면역계 활동의 변동, 암 관련 단백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프리놈은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암을 검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권장할 수 있는 다양한 비침습적 혈액검사법을 개발하고 있다.

5. 자체 학습 AI, 최적의 치료계획 수립

MIT에서 개발된 자체 학습AI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치료과정을 감시하고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최적의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MIT 연구팀은 방사선치료 및 화학요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학습 기계를 통한 암 치료의 독성을 줄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모의실험이 진행됐는데, 이 실험은 자체 학습 기계가 종양 축소효과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암 치료법들의 독성을 최대50%까지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종양의 크기를 줄인다는 같은 목표를 유지하면서 유해한 부작용을 줄임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QOL) 제고를 목표로 한 것이다.

이 모델은 시뮬레이션 시험에서 기존의 화학요법(빈크리스틴·테모졸로미드·로무스틴·프로카바진)을 이용한 신경 교아세포종의 치료에 응용됐다. 처음 이 AI는 임상시험들에서 나온 기존의 암 치료 방법들을 숙독했으며, 몇 주 혹은 몇달 후에 이 자체 학습 기계는 종양의 평균 지름과 약물의 독성에 반응하여 네 가지 해당 약물들의 용량을 조절했다.

50명에 대한 모의실험 후에 2만 건 이상의 시행착오 실험이 이 모델에 의해 진행됐는데, 이는 새로운 치료법을 창출할 때 이러한 파라미터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이AI 모델은 관찰 중인 환자에 특이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 유전자 프로필, 다양한 바이오마커 같은 인자들까지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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