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용 교수

인공심장이식으로 소아 심장의 기능을 유지시킨 뒤 생체 심장을 이식해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소아에 대해 인공심장이식을 거쳐 심장이식까지 성공한 국내 첫 사례다.

이번 수술을 성공한 세브란스병원 신유림·정세용 교수팀은 “언제 심장이 멈출지 모를 위험 속에서 심장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환아와 부모에게 인공심장(좌심실보조장치·LVAD) 이식 수술의 효과와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소아의 경우 비슷한 연령의 공여자가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어 인공심장이식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생체 심장이식 전 사망 위험이 극히 높다.

환아는 생후 13개월의 김연희(가명) 양. 9개월이었던 지난 8월 갑자기 잘 먹지 않고 움직임이 줄어들더니 숨도 잘 쉬지 못해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정세용 교수를 찾아 검사를 진행한 결과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운동기능 저하에 따른 전신 혈액순환장애를 초래해, 점차 폐·간·콩팥 등 주변 주요 장기가 기능을 잃으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신유림·정세용교수팀은 우선 아이의 심장기능을 대신할 체외형 LVAD를 이식했다. 억대의 수술비를 감수하고 진행하려던 수술이었지만 마침 9월 말 인공심장이식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되면서 경제적 부담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환자 본인 부담률이 희귀난치성질환에 준하는 5%가 되면서 수술비가 700여 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연희는 건강보험 적용 후 첫 소아 인공심장이식 환자로 지난 11월 5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다. 일반 병실에서 지내던 중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적으로 심장 공여자가 나타나면서 같은 달 30일 본래 심장과 인공심장을 모두 떼내고 생체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 24일, 아이는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향후 정기적인 관리를 받으며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게 된다.

LVAD 이식 수술과 심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는 “인공심장은 생체이식을 위한 중간 단계로서의 이식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환자의 생명과 건강 유지을 유지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사례는 인공심장의 역할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용 교수도 “심장이식에 따른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만큼 전반적인 치료약물조절과 함께 환아가 또래와 같은 정상적인 신체 발육을 이룰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최초로 소아 인공심장이식을 성공해 현재까지 총 6명의 환아에게 LVAD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