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전거 이용 사고시 헬멧을 쓰면 젊은 사람보다 보호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착용률은 저조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차원철 교수·김태림 임상강사팀은 2011-16년 전국 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자전거 사고로 치료받은 환자 7181명을 분석한 결과가 영국의학회가 발행하는 ‘부상예방(Injury Preven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26일 밝혔다.

 

차 교수팀은 우선 이들 환자를 헬멧 착용과 비 착용자로 구분한 다음, 다시 20세 이상 65세 이하 청장년층(5928명)과 66세 이상 노년층(1253명)으로 나눠 연구했다.

헬멧 착용에 따른 효과를 보기 위해 직접적 보호 대상인 머리에 충격이 가해져 생기는 외상성 뇌손상(TBI)이 있는지 살피고, 심각한 후유 장애나 사망 등이 뒤따랐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헬멧 착용에 따른 이점은 청장년층이나 노년층 모두에게 확실했다.

나이와 관계없이 헬멧 착용만으로 외상성 뇌손상 위험은 28%, 치명적 부상 위험은 2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66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뚜렷했다.

노년층의 외상성 뇌손상 발생율은 헬멧 미 착용시 14.5%로, 청장년층 7.9% 보다 높을 뿐 아니라, 헬멧 착용자와의 차이도 약 3배에 달한 것도 노년층에게서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혔다.

후유 장애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한 결과 노년층에서 헬멧을 쓴 경우 후유 장애 발생율이 미 착용자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또한 헬멧을 쓴 노년층의 경우 사망 사고 기록이 단 한 건도 없어 그만큼 헬멧 착용이 자전거를 타는 노년층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수록 헬멧을 덜 쓰는 경향이 나타났다.

헬멧 착용률은 35세 무렵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 추세를 보이다 65세 이후에는 20대보다도 착용률이 낮아졌다.

자전거 사고를 겪은 노년층을 보면 헬멧을 안 쓴 사람의 평균 나이가 73.7세로 쓴 사람(70.8세)보다 많았다.

차원철 교수는 “노인들은 자전거를 탈 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지만 젊은 사람들보다도 헬멧 착용률이 낮다”면서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보호 효과가 큰 노인을 우선으로 헬멧 착용 문화가 확산되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 자전거 관련 사고는 2007년 8721건에서 2015년 1만7366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으며, 전체 도로 교통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1%에서 7.5%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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