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소 중 지구 최남단에 위치한 연구소인 남극세종과학기지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피부과와 정형외과 호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부분 초진 진료는 혹한기인 12월에서 2월 사이에 집중됐다.

가천대 길병원이 파견한 조한나 남극세종기지 31차 월동의사는 27일 가천의대 통합강의실에서 열린 ‘제8회 대한극지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남극세종과학기지 의료현황’을 발표했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진행된 과별 초진 건수 결과, 피부과 진료가 전체 99건으로 28%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정형외과가 93건으로 26%, 소화기내과 11%(41건)를 차지했다. 피부과와 정형외과가 전체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했다. 이 밖에 내과 37건(10%), 호흡기 24건(7%), 신경과가 23건(6%)을 차지했다.

월별초진은 대부분 혹한기인 12월부터 2월에 집중됐다. 1월에 총 116건의 초진이 발생했고 12월은 90건, 2월에는 59건이 이뤄졌다. 이 3개월을 제외한 3~9월 사이에는 총 90건의 초진만 진행됐다.

또 과별 초진건수를 월동대, 하계대, 공사팀 등 그룹별로 나누면 월동대는 피부과가 48건(31.8%), 정형외과 31건(20%), 하계대는 정형외과가 34건(32.7%), 피부과 17건(16.3%), 공사팀은 피부과 34건(34%), 정형외과 28건(28%) 순으로 많았다. 이 같은 차이는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맡은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극 깊숙한 곳에 위치한 남극장보고과학기지도 정형외과와 피부과 질환이 많았다. 특징적으로 근골격계질환 즉, 정형외과 질환이 다른 질환보다 월등히 많았다.

남극장보고기지는 남극 최북단 킹조지 섬에 위치한 남극세종과학기지와 달리 남극 대륙 안에 위치해 있는 우리나라가 남극에 건설한 제2과학기지이다.

길병원이 파견한 채병도 남극장보고기지 5차 월동의사가 같은 날 행사에서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의료현황’에서 밝힌 진료 내역을 발표 결과했다. 지난 2017년 11월 1일부터 2018년 10월 12일까지 이뤄진 진료내역 501건 중 근골격계질환은 226건으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피부질환 85건, 트라우마 47건, 위장질환 35건의 순이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6년 남극 2개 남극과학기지에 전문의를 교육하고 파견해 약 50여명의 극지연구소 대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임용수 교수는 “길병원은 현재 극지연구소의 위탁으로 파견의료진의 선발과 건강검진 및 의료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며 “극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극지의 의료환경과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극지의학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데 길병원을 비롯해 많은 의료진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추계학술대회에서 길병원 응급의학과 최우성 교수가 ‘남극 원격의료자문 현황’ 등에 대한 주제 발표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대한극지의학회(KSPM)는 남북극 파견 월동대 및 연구자들의 건강과 응급상황 대응, 의학연구를 위해 지난 2014년 6월 21일 창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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