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춘숙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30개 공공기관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특별점검 온라인 실태조사(2018. 3. 12. ~ 2018. 4. 6.) 결과를 분석한 결과, 국립암센터에서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설문조사를 일괄로 실시하고, 응답률을 조작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5월2일, 산하기관의 온라인 실태조사 확인 결과를 제출받아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국립암센터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미투운동으로 우리사회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가해자 대상 조치에 신뢰를 갖고 문제제기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고 점검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3월12일부터 4월6일까지 공공기관 성희롱·성폭력 특별점검 차원에서 ‘온라인 실태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부·처·청, 광역지자체, 공공기관 2022개 기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근 3년 내 성희롱 피해경험, 피해유형, 행위자와 관계, 성희롱 발생 후 대처, 사건처리 조치 적절성, 신고 후 2차 피해 등”을 물었다.

국립암센터는 3월18일부터 30일까지 그룹웨어에 공지사항을 게시했으나 설문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여성가족부는 국립암센터 담당직원 b에 설문조사 완료를 요청하는 문자 메세지를 여섯 차례 발송했다.

그러자 b 직원은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해 응답 대상자 2105명 중 2104명이 모두 답변한 것으로 응답률을 조작했고, 설문의 각 문항에 2104명이 모두 동일한 답변을 선택한 것으로 처리했다.

또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건의사항을 적는 주관식 문항에 “이런 조사 좀 하지 마라”라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립암센터의 부실한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국립암센터원장,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모두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정춘숙 의원이 요구한 2018년 국정감사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야 이 사태를 파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정춘숙의원실은 국립암센터의 온라인 실태조사 재실시 및 경위파악을 강력하게 요청해 10월19일이 되어서야 온라인 재조사가 마무리 되었다.

b직원이 정춘숙의원실에 제출한 경위서에 따르면 “수 차례 온라인 실태조사를 독려해도 기관의 응답률이 오르지 않아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했다고 답변했으며, 설문조사 조작 건에 대해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조직 내 성폭력 예방 근절 및 조직 점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해 응답률을 조작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관부처인 여성가족부와 확인을 소홀히 한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실시해야 하며, 설문조사에 문제가 있는 기관이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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