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웅 교수

하루 커피 3잔 이상을 계속 마시면 노년에 수면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박정빈 등)은 8일 “무작위로 선정한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16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담은 논문이 수면과 관련한 저명 국제 저널인 ‘SLEEP’지 7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사람의 수면은 햇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빛과 수면의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빛에 노출되는 낮 기간에 멜라토닌의 분비는 억제되고, 반대로 밤에는 분비가 활성화되어 수면에 이르게 된다. 이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곳은 뇌 속 ‘솔방울샘(송과체, Pineal Gland)’이라는 기관으로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커피 소비 지속 시간을 곱해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을 계산하고, 이에 따라 54명씩 3분위로 그룹을 나눴다. 이후 각 그룹별로 고화질 MRI 및 PSQI 수면의 질 척도(한국판 피츠버그 수면 질 검사 척도)를 통해 솔방울샘의 부피와 수면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커피 섭취량이 많은 그룹(하루 평균 3잔 이상씩 20년 이상 마신 경우)의 솔방울샘 평균 부피는 약 70mm3로, 섭취량이 그보다 적었던 중간 그룹과 적은 그룹의 약 90mm3에 비해 20% 이상 작았다. 각 그룹의 하루 평균 커피 섭취량은 각각 3.06잔, 1.3잔, 0.64잔이었다.

또 솔방울샘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수면의 효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장기간 커피를 과다 섭취할 경우 솔방울샘에 영향을 미쳐 노년기에 수면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기웅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커피 소비와 수면의 관계를 처음으로 연구한 논문으로서 의의가 있다”며, “커피의 어떤 성분이 솔방울샘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지, 요즘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다양한 카페인 함유 음료가 송과체나 수면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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