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호 교수

중등도 이상 소아청소년 크론병에서 생물학적 주사제(인플릭시맙)의 중단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병기간이 길 수 밖에 없는 클론병은 그동안 재발 우려가 큰 탓에 인플릭시맙과 같은 생물학적 주사제를 쉽사리 중단하기 어렵고, 언제 중단해야하는지도 정확치 않다.

생물학적 주사제는 크론병 치료에 혁신적인 약물로 꼽히지만, 사용 기간이 길수록 약물 특성상 감염이나 종양 발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발생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연구팀이 중단 기준에 대한 새로운 단초를 밝혀 화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경북의대 강빈 교수팀이 그 주인공이다.

연구팀은 중등도 이상의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 63명을 7년여에 걸쳐 추적 관찰 연구한 결과가 염증성 장질환 연구의 최고 권위지 ‘Journal of Crohn’s and Colitis (IF 6.6)‘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환자는 2009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받은 환자들로,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14.9세였다. 인플릭시맙은 진단 후 평균 12개월 이상 투여받았다.

연구팀이 이들 환자에게 인플릭시맙의 투여를 중단한 뒤 재발율을 확인한 결과 전체 63명 중 38명, 60.3%에서 크론병의 재발이 확인됐다.

카플란-마이어 분석에 따라 시기별로 보면 중단 첫 해 안에 재발한 환자는 19%에 불과했고, 4년 62.2%, 6년 75.2%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이 재발 환자와 재발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인플릭시맙의 조기 사용으로 장 내 궤양이 사라져 점막병변이 완전히 치료된 경우 6년 내 재발률이 절반을 조금 넘긴 55.5%로 확인됐다. 나머지 절반 가까운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중단했어도 재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인플릭시맙의 최저 혈중농도가 2.5µg/mL이하인 경우 상대적 재발 위험이 7.19배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주사제 사용 중단에 대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됐다.

최연호 교수는 “생물학적 주사제를 언제 끊을 수 있는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여전히 환자들이 여러 부담을 안고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로 어떤 환자가 약물을 끊고, 어떤 환자들은 치료를 이어갈지 선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앞으로 환자 치료의 정확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