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준 교수

뇌경색은 뇌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갑자기 막혀 뇌세포가 죽는 질환으로, 뇌가 ‘질식사’하기 전에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뇌혈관이 막히는 시점부터 분당 약 백만 개의 뇌세포가 사망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도달해 치료해야 하는 이른바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이다.

이에 의학계에서는 약물을 통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치료는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안에, 관을 삽입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는 6시간 안에 시행해야 하는 것으로 권하고 있다.

그러나 증상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치료가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알려져 있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팀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뇌경색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질환의 증상 발생 후 6시간 뒤에서 12시간 이전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 NIHSS(뇌경색 점수)가 6점 이상인 환자 등 객관적 변수 비교가 가능한 1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MRI 검사를 통해 ‘뇌 혈류가 감소하여 뇌 기능이 일시 정지한 부분’과 ‘이미 뇌경색이 진행되어 뇌세포가 사망한 부분’을 비율로 계산(mismatch ratio)하여 전자가 후자보다 약 80% 이상 많은 환자 60명에 혈관 재개통 치료를 진행했고, 이 중 42%에서 합병증이 감소하는 등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랭킨 점수(modified Rankin Scale)’라고 불리는 뇌졸중 환자의 일상생활 의존도 평가점수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치료 시 성과가 두드러졌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mRS=0)의 비율은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16.7%,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 2%로 8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김범준 교수는 “최근 국제 연구에서도 골든타임이 지난 환자에게 혈관 재개통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과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고, 이번 연구 결과도 그러한 경향성에 부합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관 재개통 치료는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경학, 신경외과학, 영상의학, 재활의학 등 검사 결과를 다학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병원에서의 치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기존 뇌경색(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알려졌던 ‘6시간’이 지난 후에도 관련 검사 결과에 따라 혈관 재개통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신경외과 잡지 ‘뇌혈관질환(Cerebrovascular Diseases)’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