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웅규 소장

세브란스병원(원장 이병석)이 전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로봇수술 2만례를 돌파했다.

2005년 7월15일,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담낭 및 전립선절제술을 처음 시행한지 4716일 만인 지난 6월12일 2만번째 로봇수술을 한 것. 첫 로봇수술 이후 12년 11개월 6일만의 성과로 단일 의료기관으로 2만번째 수술 시행은 처음이다.

한웅규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소장은 29일 “1만번째 수술까지는 8년이 소요됐으나 수술경험이 많아지면서 이후 1만번은 4년7개월만에 달성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의 활성화 요인 중 한 가지는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국내 최다인 7대의 다빈치 로봇 시스템과 정형외과 수술용 로봇 MAKO, 1호 국산 수술로봇인 Revo-i 등 상용화 된 최첨단 로봇수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로봇 수술기를 사용하는 의사는 약 50명. 이들은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간암, 췌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 다양한 암질환 수술치료와 유방암, 척추신경종을 포함한 여러 종양 제거 수술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2만례 로봇수술을 임상과별·암종별로 분석해보면, 비뇨기암과 갑상선암 수술 실적이 두드러지게 많다.

로봇수술 적용이 가장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전립선암을 포함한 비뇨기암 수술이 7100건(35.5%)으로 가장 많았고 갑상선내분비외과 수술은 갑상선암절제술을 필두로 총 6226건(31.1%)을 시행했다. 위암수술을 포함한 위장관외과 수술이 1897건(9%)으로 뒤를 이었다.

한 소장은 2만례 돌파보다도 교육환경 구축에 더큰 의미를 두었다. 그는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임상 성과의 방대함 뿐 아니라 수술 시행에 따른 학술적 연구도 활발하게 이행,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350편 이상의 로봇수술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계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로봇 술기의 국제 표준을 세우는데 공헌하고 있다는 것.

또한 지난 2008년부터 매년 1회씩 ‘국제 로봇수술 Live' 행사를 갖고 있다. 세계 각국의 외과 의료진이 참석하는 행사로, 로봇수술 장면을 3D 입체 영상으로 현장 중계함으로써 이해를 돕고 있다.

2011년 행사에서는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외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의 적응질환을 발표하기도 했다.

   
▲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장면

2008년 1월 문을 연 세브란스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는 로봇 시스템의 사용법과 술기를 익힐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수술 참관, 기본 장비교육, 심화교육을 위해 필요한 실습)과 차별화된 교육 공간 및 설비를 갖추고 있다.

연수교육을 시작한후 지금까지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등 38개국에서 2012명의 의료진이 센터를 방문했으며, 지금도 전 세계 많은 외과의들이 다양한 로봇 수술 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의사를 보내오고 있다.

한 소장은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의학도를 꿈꾸는 학생들, 공학자 등 로봇수술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미래 의학자나 공학자를 위해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열고 수술용 로봇을 직접 체험하도록 하여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토대위에서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국산 로봇수술 장비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산 로봇수술 장비 개발은 높은 외국산 로봇수술 장비와 소모품 가격을 낮춰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된 미래컴퍼니의 복강경 수술용 로봇인 레보아이(Revo-i)의 안전성과 임상 유효성 평가를 위해 담낭절제술과 전립선절제술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지난 2017년 3월 임상시험을 종료했으며 만족할 성과를 거뒀다. 레보아이(Revo-i) 임상시험 종료 보고회와 임상시험 성과를 발표했다.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며 조만간 상용 예정이다.

한 소장은 “국산 수술용 로봇은 임상연구 단계부터 임상 교수들이 참여했고, 기 사용중인 외국산 로봇수술기와 견주어도 비슷한 성능을 보유했을 정도로 훌륭한 결과를 도출해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단계부터 임상시험과 정부 허가과정까지 완벽하게 지원하는 센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수술용 로봇 개발단계에서 안전하고 임상적 가치가 있는 형태로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술자가 제대로 된 교육을 쉽고 완벽하게 받아 환자에게 안전한 로봇수술이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국제심포지엄과 같은 학술대회를 통해 지속적인 재교육과 교육 자료의 웹기반 데이터베이스화, 새로운 술기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로봇수술 2만례를 기념해 29일 오후 은명대강당에서 심포지엄’을 갖는다.

그간의 히스토리 소개와 함께 간담췌외과를 위시한 로봇수술기를 활용하는 6개 임상과와 간호국에서 수술성과와 소회를 각각 발표한다.

비뇨의학과 나군호 교수의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의 현재와 미래’와 지훈상 차의과대학교 교학부총장의 로봇도입에 관한 후일담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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