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봉식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재활의료기관시범사업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기관 선정시 많은 기관들이 지원했다. 그러나 실제 시범사업이 운영되는 것을 보고 대부분 크게 실망하고 있다. 차라리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불만도 많다.”

우봉식 대한재활병원협회장(청주아이엠재활병원)은 최근 협회 창립 3주년을 맞아 전문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마치 옥동자를 출산하는 과정과 같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고 출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의 모든 조건이 의사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사업을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즉, 시범사업이란 시행을 앞두고 제도를 적용해 보면서 현장의 문제점을 수렴하고 개선해야 되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그러나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할 일은 하고 그 일에 상응하는 대우를 당당하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범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협회는 현재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정리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개선 요구를 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못하고 본 사업이 진행된다면 본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이 거의 없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신중한 검토와 추진을 당부했다.

시범사업에선 과도한 자료요구에 적은 보상, 입원료 삭감 유예키로 한 기간 지키기, 시범사업 또는 재활간호간병통합수가 혼란, 시범사업 개선 회의체 운영(시범사업기관 참여자) 미흡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우 회장은 이와함께 “회복기 재활의료체계의 핵심은 기능회복과 사회복귀”라고 강조하고 “이 부분에 대한 관심 보다는 치료실 면적이 얼마이고 의사, 간호사, 치료사를 몇 명 둘지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한정된 치료실 내에서 치료를 하는지 여부보다는 실생활에서 기능회복 상태를 적용하는 지를 더 중요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킴장애 환자에 대해 치료실에서 치료를 할 때 아무리 잘 먹는 것 같아도 실제 병실에서 식사를 못하면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치료실이 아닌 생활공간에서의 식사하기, 대소변보기, 장보기 등을 모두 치료행위로 인정해 주고 있다.

우 회장은 “일본은 현재 회복기 재활병상이 8만 병상인데 인구비율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최소 3만 병상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여기에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40명당 1인으로 하면 750명이 필요한데 이는 현재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숫자를 다 합친 수 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복기 재활병원이 생긴다고 요양병원의 유지기 재활치료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도 했다. 유지기 재활치료도 일정 부분 수요가 있다는 것. 일본도 회복기 재활병원의 재활치료가 1일 최대 9단위까지 이지만 유지기 요양병원은 1일 최대 6단위 까지 허용하고 있다.

우 회장은 “회복기 재활병원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너무 강한 인력 기준을 요구하면 자칫 제도 자체가 공전할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일본 회복기 재활병동의 통계자료를 보면 2001년 회복기재활병동 입원 환자 중 뇌혈관계 환자가 70.8%, 정형외과계 환자가 15.1%였으나 2015년에는 각각이 뇌혈관계 47.3%와 정형외과계 44.0%였다”면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늘어나는 치료 대상은 대퇴골절 등 정형계 환자가 급증하게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치료 대상 질병군을 결정해야 되는데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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