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준 교수

닫혀 있는 혈액뇌장벽이 일시적으로 열린 상태에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주입해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팀(최청갑 박사, 김혜민 석사)은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하는 약물 병용요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만성기 뇌졸중 환자의 줄기세포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만성기 뇌졸중 동물모델(쥐)에 뇌부종 치료제인 만니톨과 뇌종양 치료제 테모졸로마이드를 혼합 사용해 닫혀 있는 혈액뇌장벽이 일시적으로 열리는 것을 확인한 다음 혈액뇌장벽이 일시적으로 열린 상태에서 줄기세포(탯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를 주입해 치료효과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

급성기 뇌졸중은 미국 FDA로부터 공인 받은 혈전용해제인 조직 플로스모겐 활성화제(tPA)라는 치료제가 있지만 뇌졸중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성기 뇌졸중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전무한 상태였다.

최근 급성기 뇌졸중 치료 관련 임상연구에서 줄기세포 주사 치료제가 효능이 있다는 보고는 있으나 만성기 뇌졸중의 경우 줄기세포 주사 치료제의 효과가 확인된 사례가 없었다. 그 이유는 혈액뇌장벽 때문이다.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BBB)은 뇌혈관 내피세포들이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어 뇌조직으로 독성 물질이 침투되는 것을 막는 장벽이다. 혈액뇌장벽 때문에 뇌는 혈액 속에 돌아다닐 수 있는 여러 이물질, 세균들에게서 보호를 받을 수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약물의 통과도 막아 치료효과가 없게 만드는 장애물 역할도 한다. 혈액뇌장벽이 열려 있는 급성기 뇌졸중과는 달리 만성기뇌졸중은 닫혀 있어 현재까지 줄기세포 주사 치료제 효과가 없었다.

김옥준 교수팀은 테모졸로마이드가 다른 약물과 병용 투여할 때 병용 약물의 대뇌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두 약물의 병용요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만성기 뇌졸중 동물에 만니톨과 테모졸로마이드를 함께 투여한 결과 혈액뇌장벽 투과도가 3배정도 증가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만성기 뇌졸중 모델 쥐를 대상으로 아무 약물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 줄기세포 단독 투여군, 줄기세포와 혼합약물(만니톨과 테모졸로마이드) 투여군으로 나눠 행동실험을 진행한 결과 줄기세포와 혼합약물을 투여한 그룹에서 신경학적 장애(마비)가 대조군과 줄기세포 단독 투여군에 비해 크게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분당차병원 김옥준 교수는 “혼합요법을 활용할 경우 만성 뇌졸중뿐만 아니라 혈액뇌장벽으로 인해 치료 약물이 투과되지 못해 치료가 어려웠던 치매, 파킨슨, 뇌손상, 뇌종양 등 난치성 질환에도 곧바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만성기 뇌졸중 동물 모델에서 만니톨과 테모졸로마이드의 병용 요법에 의한 줄기세포 치료 효능 증대‘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사이토테라피(Cytotherapy)'에, 지난 2월에는 ‘만니톨과 테모졸로마이드의 병용 요법에 의한 혈(액)뇌장벽 투과도 증강 효과’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생물화학·생물물리연구저널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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