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완주 회장(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이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질환이 암, 뇌혈관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음주와 흡연 등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높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심장학회 여성심장질환연구회가 조사한 결과 폐경 전 여성의 경우 심장질환 유병률이 남성보다 낮지만 폐경 후에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남성과 비슷해지고 80세 이후부터는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이 여성 심장질환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통적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뿐만이 아니라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등 신체적 특징을 고려하여 더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은 물론 제대로 된 데이터조차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여성건강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난 것으로 지적됐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한심장학회 회장에 취임한 심완주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그 동안 부족했던 여성 심장 질환의 체계적인 치료에 대해 학회 차원의 노력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하고 “여성 심장질환의 임상적인 발현상도 성별에 따라 다르며 질환의 병태생리나 위험요인 및 약물치료 효과 또한 여성은 남성과는 다르지만 국내에는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첫 심장내과 여성 전문의인 심 회장은 그 동안 ‘여성심장질환연구회’에서 활동하며 국내 여성 심장질환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왔는데 임기 동안에도 여성심장질환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고 매진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현재 국내 심장질환 치료에 남녀 성별 구분이 없는데 중장기적으로 성별이 구분된 치료 가이드라인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 심장 질환자 특성에 맞는 가이드라인과 약물 투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심장질환 치료 분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연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국내 환자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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