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관절전치환술후 감염 발생 위험은 예방적 항생제 사용 일수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공슬관절전치환술 1건당 항생제 사용 일수는 2016년 기준 평균 7.79일(건보청구 기준)로 미국정형외과학회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2일과 큰 차이가 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NECA)은 28일 국내 임상현장에서의 항생제 사용 현황을 분석한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인식과 성과연구’를 발표했다.

최근 8년간(2008~2015년)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을 받은 15만 명의 신규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술 이후 2년까지 감염발생 여부에서 가이드라인 준수군의 전체 수술부위 심부감염 발생은 100인년(person-year)당 0.54건, 미준수군은 0.69건으로 감염발생 위험에는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연령, 항생제 종류, 요양기관종별, 요양기관 시술건수, 요양기관 항생제 사용일수에 따른 하위그룹분석 결과에서도 두 군간 전체 수술부위 감염발생위험도 차이가 없었다.

정형외과 전문의 203명을 대상으로 예방적 항생제의 적정 사용일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국제 가이드라인과 의료진의 인식에 큰 간극이 있었다.

전문의가 생각하는 예방적 항생제 적정 사용일수는 ‘수술 후 1주 이내(3-7일) 사용’이 가장 많았고(68.3%), ‘수술 후 1일(24시간) 이내 사용’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15.6%에 불과했다.

국제 가이드라인의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예방적 항생제 중단’ 권고에 대한 동의 수준 또한 100점 만점에 39.7점으로 매우 낮았다.

심층면접 조사에 따르면 예방적 항생제 투여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이유로는 관행적 측면과 감염발생 시 재수술 부담이 가장 컸다. 다만, 의사들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연도별 항생제 사용일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인식 변화 유도를 위해 ‘조직(병원)단위 개선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지금의 국제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대부분(81.8%)이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한국형 예방적 항생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책임자인 가천의대 정형외과 나영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예방적 항생제를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적정하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예방적 항생제의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수술장 환경, 의료진 교육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정책적인 투자와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ECA 김윤정 부연구위원은 “수술부위 감염은 비단 항생제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추가적인 연구가 있어야 한다”면서, “향후 이와 관련한 연구 및 한국형 가이드라인 마련에 유관 기관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세계 근골격계 감염학회(MSIS) 등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예방적 항생제 사용을 2일 이내로 권고하고 있다. 또 세계보건 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수술 전 1회 투여를 권고하는 등 항생제 사용감소를 권고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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